엽현, 현자
현자는 예정보다 하루 일찍 새벽같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키도 작고 못생긴 남자와의 결혼이라니 평생 동안 고통 속에 살 것이 분명하다.
‘우라질’ 공장에서 일하는 내내 현자의 입에서는 욕이 튀어나왔다.
‘현자야~~~~~,현자야~~~~~, 니앞으로 웬 남자가 전화가왔는디?’
공장 경리언니가 현자를 불렀다.
‘저 찾는 전화요?’
‘뭔 남자인디, 너를 찾아야 전화받아봐‘
‘여보세요?’
‘강현자 씨?’ 현자는 단번에 누군지 알았다. 선 봤을 때 만난 그 남자였다.
‘예 제가 강현자인데요.’
‘아~ 저는 전번에 읍내에서 선본 김엽현이에유’
‘왜 전화하셨어요?’ 현자는 일하며 내내 욕을 쏟았던 그 날선목소리로 엽현에게 쏘아붙였다.
‘아~ 그때 잘 들어갔는가 혀가꼬 궁금해서 전화했어유’
‘네 잘 들어왔어요. 하실 말씀이 뭐예요?’
‘언제 만나서 차 한잔 했으면 하는디 제가 서울로 갈까유?’
엽현은 현자가 서울로 갔다는 소리에 단번에 정순에게서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엽현은 현자가 본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현자는 오지 말라 단호하게 말했지만 정순에게서 현자가 일하는 공장 주소를 알아내 찾아갔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현자가 들어왔다.
‘왜 왔어요?’
‘현자 씨가 궁금해가지고 왔쥬~, 어른들이 결혼 빨리하자고 하시는디 어떤가해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