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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막걸리 Oct 05. 2022

세상에 이렇게도 막걸리를 만들다니

다 같은 막걸리가 아니었다

막걸리는 어떻게 만들까요? 고슬고슬 고두밥을 지어 누룩과 섞어 만드는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저도 얼마 전까지는 그랬답니다. 하지만 막걸리를 배우게 되면서 밑술의 형태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기본적인 고두밥은 물론, 죽을 쒀서 막걸리를 만들기도 하고요. 불린 쌀을 가루 내어 백설기를 찌거나 뜨거운 물을 바로 부어 범벅을 만들기도 한답니다. 혹은 떡을 만들기도 해요. 인절미나 물송편, 개떡을 만들 수도 있고요. 떠먹는 막걸리로 유명한 이화주는 구멍떡을 만들죠. 만든 구멍떡은 끓는 물에 동동 떠오를 때까지 한번 삶고 다시 으깹니다.


삶은 구멍떡은 이렇게 다시 으깨요!


여기에 누룩 가루를 묻혀 반죽해 다시 수제비를 뜨는데요, 정말 이화주가 제가 만들어본 전통주 중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기로는 최고였답니다.


한편 백설기로 밑술을 만든 술 중에 가장 유명한 건 소곡주인데요, 한산 소곡주가 워낙 유명하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또 범벅으로 밑술을 만든 술 중에 벽향주는 은은한 꽃향기가 느껴진답니다. 현존하는 조리서 중에 가장 오래된 『산가요록』에 등장하는 술이라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꼭 드셔 보시길 바라요.


요즘에는 기술이 발전해서 쌀을 익히지 않고, 생쌀 발효를 진행하는 곳도 있어요. 저는 아직 막걸리 빚기를 연습 중이기 때문에 고두밥 짓기에서 출발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밑술 세계를 알게 된 이후에는 시판되는 막걸리를 보며 '이 막걸리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고두밥일까, 백설기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글을 통해 밑술의 여러 방식을 알게 된 만큼, 막걸리를 좀 더 풍부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고두밥으로 지은 막걸리인지, 백설기로 만든 막걸리인지 혹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 낸 막걸리인지 궁금해하는 재미를 더하시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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