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도파밍 #12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도파밍>의 에디터 딩입니다!
여러분은 독서를 즐기는 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좋아하는 책 구절을 필사한다던지, 독후감을 쓴다던지… 독서를 즐기는 방법을 사람마다 다양할 거라 생각하는데요. 저는 독서 자체도 즐거워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오는 많은 과정에 대해 상상하며 책을 접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랍니다.(물론 저도 좋아하는 책 구절이 있다면 하이라이트를 하여 문장을 제거로 만드려고 하는 편이랍니다) 특히 이런 생각을 가지기까진, 학창시절 즐겨보았던 드라마에 큰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 호에선 책을 기획하는 것부터 수정, 유통의 과정을 담은 드라마들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가져왔습니다. 한 번 같이 보실까요?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TV드라마 시리즈로, 패션지를 희망하던 에츠코가 우연히 교열부에 들어가며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에츠코(이시하라 사토미)는 책과 거리가 먼 인물로, 꾸미기에 관심이 많아 책은 패션지만 읽는 편인데요. 꿈에 희망하던 패션지 <Lassy> 편집장으로 있고자, 출판사 경범사에 지원하였답니다. 합격 통보를 받고 첫 출근을 한 에츠코는 사실 패션지가 아닌 교열부로 배정 받은 걸 알게돼요.
그 이유는 그녀의 이름 “코노 에츠코”때문이었는데요. 코노 에츠코, 줄여서 코에츠. 일본 발음으로 교열과 같아서 배정 받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교열부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으면 희망하던 패션 잡지 편집 부서로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츠코는 교열 업무에 열정을 불태운답니다.
교열, 이것 뭐예요~?
에츠코는 교열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인물이기 때문에, 1화에선 교열에 대한 A부터 Z까지 전부 알려주는 데요. 교열은 인쇄 전 원고에 오탈자가 없는지 모순과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업무 설명부터 놈브레(페이지 번호) 확인, 오탈자 체크 및 어구와 한자의 사용법 확인, 반복되는 표기가 통일 확인과 같은 교열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들을 알려준답니다.
교열은 1차 인쇄된 작업물을 가지고 확실하게 틀린 건 빨간 펜 수정하고 의문점이나 지적, 제안은 연필로 작성하는데요. 문자 교정, 수정할 곳을 동그랗게 친 후 선 밖으로 빼내서 수정한다든지, 문자를 삭제할 경우는 없앰 표시를 한다든지, 앞서 이야기한 교정이 끝나면 사실관계에 대한 교열, 조사에 들어간다든지, 교열 과정을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하여 교열에 친숙하지 않은 시청자도 과정을 익힐 수 있는 기회였답니다.
재미있던 점은 일본 책을 다루는 출판사이기 때문에 주인공을 표기하는 ‘나’가 한자, 히라가나, 가타가나 중 무엇인지, 그리고 통일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거친다는 점이었는데요. 우리나라는 1인칭이 통일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소설 번역본이어도 다 똑같은 ‘나’로 표기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있다는 걸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작가가 소설 속 사용한 언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경우, 요즘 언어로 바꿔주는 듯한 역할도 교열부가 담당한다는 것을 보여주죠. (에츠코가 유독 열정적이라 과한 예시로 보여준 걸 수도 있어요)
위 사진은 에츠코가 처음 담당한 작가 ‘혼고 다이사쿠’와 만나는 장면인데요. 혼고 작가가 소설 속 여고생 말투를 “캡짱 맛있다”라고 적자, 에츠코가 여고생은 저런 말투 안 쓴다며 당시 일본 유행어던 “수수한데 맛있다”로 정정해 주기도 하죠. 혼고 작가를 담당하며 에츠코 인생이 크게 바뀌게 되는데, 덕분에 드라마 제목이 <수수한데 대단해!>가 된 걸 알 수 있답니다.
교열만 나오나요? 네니오
물론 교열부 이야기만 들어가 있지 않은데요. 에츠코의 꿈의 직장이기도 하지만, 작 중 에츠코의 썸남인 유키토(스다 마사키)와 후배 모리오(혼다 츠바사)가 패션지 <Lassy>에 근무하고 있어, 일본 패션지의 분위기와 업무 과정을 약간이나마 볼 수 있어요. 다만, 에츠코의 상상과 달리, 모리오에겐 Lassy 편집 업무가 낯설기만 한데요. 그 때문인지 업무장이 굉장히 건조한 분위기로 묘사되고 있답니다. 편집부의 모리오와 교열부의 에츠코. 둘 다 좋아하던 곳에 들어가 일 할 순 없었지만, 그 사이에서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그들의 성장을 응원하게 된답니다.
또한 에츠코가 패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일본 패션지 방식으로 룩북을 보여주는 연출도 눈에 띄는데요. 단조로운 교열부와 등장인물들의 패션 사이 화려한 에츠코의 코디를 보는 것도 드라마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랍니다.
덧붙여 교열부와 친숙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편집부 카이츠카(아오키 무네타카)가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카이츠카가 에츠코에게 예의 없이 행동해 에츠코는 카이츠카를 타코라 부르게 된답니다. 하지만 갈 수록 타코와 에츠코가 티키타카 하는 케미를 보는 것도 재밌으니 교열걸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여담으로 타코 배우는 범죄도시 3 메인 빌런으로 출현했는데요. 빌런과 타코의 갭도 소소한 재미를 줄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마치며...
글을 마치며 교열걸처럼 책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 <중쇄를 찍자!>도 함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중쇄를 찍자!>는 만화책의 출판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 문예, 잡지 등을 다루는 교열걸과는 전반적인 부분은 다른데요. 하지만 생소하기만 한 만화 출판과 영업, 유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 책에 대한 견식을 넓힐 수 있을 기회라고 생각한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만화책과 서점 코너에서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는 걸 알고 책을 보면 색다른 재미가 느껴질 거예요. (참고로 한국에선 <오늘의 웹툰>으로 각색되어 방영하였는데요. WAVVE에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게다가 사회초년생 주인공 쿠로사와 코코로의 성장 이야기와 긍정적 마인드를 담고 있는데요. 그 때문인지 주변인물에게 분노하는 것 없이 그저 코코로와 편집부를 응원하게 만드는 힐링 드라마라, 부담없이 볼 수 있답니다.
책과 출판에 관심이 있으시면 두 드라마 모두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출판 쪽에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여기까지 소개하고 다음 글에서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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