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도파밍 #13
정답,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도파밍>의 에디터 온입니다!
지난 10월 10일이었죠.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도 따라붙게 되었습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 산문(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어요.
한강 작가님의 수많은 작품들 중 가장 대표작을 꼽으라면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듯 하지만, 한림원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는 작품성을 언급했다는 것은 역시 또다른 대표작들인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염두에 둔 설명이겠죠?
저는 <소년이 온다>는 33쇄, <작별하지 않는다>는 4쇄일 적에 사 읽었었는데 벌써 <소년이 온다>는 무려 130쇄 넘게 발행되었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가 없네요.
어쨌든, 이 두 편의 책을 이번 글에서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 강력추천 드려요!
✸ 소년이 온다 (광주 5.18 민주항쟁)
출판사 창비 | 발행일 2014.05.19 | 가격 13,500원
책장을 덮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끝나지 않는 오월,
피지 못한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간절한 노래
3번을 읽어도 3번 모두 울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눈물이 없기로 유명한 저인데도 말이죠.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말할 때 ”오바 조금 보태서,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울지 않는다면 당신은 싸이코패스다” 라고 할 정도인데요.
평범했던 사람들의 참담한 기억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서술해서 그만큼 독자들에게 슬픔 또는 분노를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꼼꼼하고 자세한 자료수집이 바탕이 되고, 한강 작가 본인이 광주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선지 더욱이 활자를 통해 이 장면이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생생함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저는 이 책의 중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열다섯살 짜리 ‘동호’와 비슷한 나이대에 이 책을 처음 읽었는데, 더 나이가 든 채로 읽으니 그 옛날 읽었던 것보다 더 동호가 안쓰럽게 느껴졌달까요.
어쨌든, 각 장으로 나눠져 있고 장마다 화자가 달라지지만 결국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한강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소년이 온다> 만큼은 꼭! 읽어보라고 항상 말하고 다닌다죠. 그만큼 제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이예요.
✸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 4.3 사건)
출판사 문학동네 | 발행일 2021.09.09 | 가격 15,120원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책인데요. 저는 사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일반적인 사랑 얘긴가?’ 라고 생각했어요. 표지를 봐서는 도통 역사적 사건을 다룬 책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어서요.
확실히 <소년이 온다>의 경우엔 80년 5월 자체를 다룬 책이니 만큼 바로 이해가 가지만, <작별하지 않는다>는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었을 때는 처음엔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어요. 다만 몇 장을 넘기다 보면 “아!” 할 때가 오실 거예요.
줄거리는 사실 간단해요. 작가인 ’경하‘는 학살에 대한 책을 집필한 이후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인선‘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인선‘은 목공방에서 일을 하던 중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나게 됐고, ’경하‘에게 자신의 집에 가서 앵무새가 살아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완강하게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경하‘는 ’인선‘의 집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4.3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메인으로 다루지만 보도연맹사건이나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성폭력 피해자 등의 이야기도 함께 언급되고 있어요. 책의 제목처럼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그들과 작별하지 않도록 살아가야겠죠.
한강 작가님은 “세계 곳곳에서 치열한 전쟁으로 날마다 모둠 주검이 실려 나가는 상황에 무슨 잔치를 하느냐” 라며 노벨상 수상 직후 기자회견을 고사하기도 했는데요. 이또한 역시나 한강 작가님다운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치며...
K-팝, K-뷰티, K-드라마, K-푸드 등에 이어 이제는 K-문학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라고 생각하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다방면에서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되어가는 걸까요?!
일전에 한국 문학 작가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영어로 번역이 하도 어려워서‘ 라는 말도 하나의 우스갯 소리(사실 맞는 말이긴 합니다)처럼 나왔었는데, 이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번역없이 읽을 수 있다니 럭키비키‘ 같은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유구한 한국 소설 문학 처돌이로써 감회가 새롭네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은, 좋은 작품들이 자유롭게 출판될 수 있기를 모쪼록 바라고 있답니다.
그럼, 낭만 있는 독서하러 가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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