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도파밍 #14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도파밍>의 에디터 딩입니다!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한강 작가님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출판계와 인쇄업이 예상치 못한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번 수상이 한국 문학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감격스러워요.
특히 한강 작가님이 수상하며, 작가님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가 각광받고 있는데요.
노벨 문학상 선정위원회에선 <소년이 온다>에 대해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감동적이면서도 끔찍한 이야기"라며 "트라우마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지를 다룬, 역사적 사실을 아주 특별하게 다룬 작품”이라고 밝혔죠. 세계에 1980년 광주의 아픔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거 같아요.
<소년이 온다>와 같이 1980년 광주의 아픔을 소재로 한 다양한 미디어들도 있는데요. 특히, 영상 매체를 통해 그 시대의 고통을 더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함께 감상해보시죠!
먼저 2017년에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이 영화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최초 보도한 사진작가 ‘위르겐 힌츠페터(극 중 피터)’를 조력한 인물, ‘김사복’ 택시운전사(극에선 김만섭으로 불린답니다)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영화 초반, 만섭은 돈만 받으면 손님들이 원하는 곳을 어디든지 가는 평범한 택시운전사로 보여지고 있는데요. 특히,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보며, 비싼 돈 주고 대학 가서 하는 게 시위냐?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하는 그 당시 전형적인 소시민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급전이 필요한 그때, 10만원의 주인공, 외국인 손님에게 ‘광주’로 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며, 만섭의 인생이 달라지게 됩니다.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군인이 광주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하게 총격을 가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며 만섭을 충격 받게 되는데요. 이대로 있으면 죽을 거라는 생각에 도망가지만, 광주 사람들을 폭도라 칭하는 정부와 사람들의 인식을 보며 다시 광주로 들어가 사람들을 도우러 가는 게 주요 스토리랍니다.
초반에 기자 피터와 광주 대학생들이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요. 광주의 참상을 알리러 온 외국인의 등장에 기뻐하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자아내기도 하며, 당시 군부정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답니다. 또한 군부통제와 민주화 운동이란 장대한 일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시위대의 영상을 보며 앞으로 있을 그들의 비극을 생각하니 영화 초반부터 엉엉 울어버리기도 했고요.
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 영화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부는 광주의 실상을 담은 필름의 유출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계를 펼칩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광주를 빠져나가려 하지만 결국 검문에 걸리고 말죠. 군인(엄태구)이 필름이 담긴 상자를 발견하는 순간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고조되었는데요. 하지만 그 군인은 상자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만섭을 서울로 보내줍니다.
해당 영화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 씨도 군인들이 묵인해 준 덕분에 광주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많은 이들이 군인 역시 강제로 차출되어 광주 경계를 감시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항할 수 없는 신분이기 때문에 묵인이란 방식으로 그들을 지지했다고 해석하고 있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김만섭도, 영화 속 군인도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명령에 반하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하진 않았는데요. 용기를 낸 사람들에 조용한 응원과 지지를 통해 소시민의 방식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현대의 대한민국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함께 드는 영화였답니다.
광주 5.18을 다룬 미디어는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처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조력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하지만 오월의 청춘은 1980년 5월 광주 속 청춘을 보내는 남녀의 사랑을 그려가는 청춘멜로 드라마랍니다.
극 중 주인공인 황희태(이도현)와 김명희(고민시).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끌리며 사랑을 키워가는데요.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격변기와 맞물리며 큰 시련을 겪게 되죠. 희태는 광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상황을 목격하게 되고, 간호사인 명희는 부상자들을 돌보며 자신의 신념과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희태도, 명희도 민주화의 주역은 아닌데요. 그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당시 평범한 광주 시민일 뿐이죠. 이 둘의 개인적인 사랑과 그들 주변을 둘러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희생과 그들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역사적 사건이 개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줍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왜곡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PD의 인터뷰처럼, 시대상을 왜곡없이 잘 구현한 작품으로 큰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아픔과 사랑을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소년이 온다를 보기 전, 함께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치며...
최근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거나, 없던 걸로 무마하려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곤 하는데요.여전히 이 아픔을 겪은 피해자들이 살아있고, 깊은 상처로 남아있죠. 이러한 현실이 답답하기도 하고, 미래 세대에 대한 참담함이 공존했었는데요.
하지만 역사 왜곡의 흐름 속, 역사 사건의 참상을 감성적으로 알리는 한강 작가님의 수상은 역사를 바로잡아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던 거 같아요.
한강 작가님의 수상과 더불어 5.18을 다룬 많은 미디어가 조명받아,
역사를 바로잡을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번엔 또 다른 문화 생활을 가져올게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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