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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Nov 18. 2023

복제


난 매일 생산된다

하루의 유통기한을 보내고

때론 불량품으로 폐기되고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시된다


한창 잘 팔릴 때가 있었다

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가

똑같은 재료와 형태로

붕어빵을 찍듯 재생산되었다


먼지가 내려앉은 상품이

퇴락한 매대에 남아

폐기되지도 팔리지도 않는

잊혀질 고려장을 목도한다


내게 남은 재료를 헤아린다

무모한 시도를 할 때가 아니다

다시 오늘의 상품을

내일에 팔기위해 재생산한다


주저함으로 구르는 컨베어벨트에 눕는다

꿈 속에선 여전히

어떤 꿈을 꿀 것인가 고르다 만다


#시쓰는건축가 #보통의건축가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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