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사진 Jan 06. 2024

황금빵

그해 겨울은 

보일러 연기가 일찍 피어올랐다

사람들은 하나둘

올겨울이 가장 추울 것이라 말했다

외국인 여자는 

털모자를 쓰고 낯선 거리로 나왔다

서툰 솜씨에도 

붕어빵은 노릇노릇 구워져 나왔다

어느 날 

빵 장수가 보이지 않았고, 

또 어느 날은 

꽤 멀리 떨어진 목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자는 누군가 시기한다고 말했다

쫓겨 다니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렇게 한참 이야기하다가 

한 봉지 황금빵을 들고 오는 내 손은

여자가 가득 넣어준 온기로 따뜻했다

외국에서 온 여자는 

그해 겨울 입김을 불며

노랗게 불을 지피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못생긴 자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