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
1815년 최초 발행된 이 소설은
내가 기억하는 것만 3번이상 리메이크 되었다.
아직까지도 사랑받고 있다는게,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나 영화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오만과 편견'이 아닐까 싶은데...
나는 언제나 최고의 대접을 받을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은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니까…
영화 속 여주인공인 엠마 우드하우스 (Emma Woodhouse)의
대사이다.
모든 것을 가진 상류사회의 아가씨 엠마,
그래서인지 엠마의 배경은 우리가 오만과 편견에서
보이는 배경과는 사뭇 다른다.
정말 최고의 대접을 해줄 수 밖에 없는
저택에 살고 있다. ^^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시대는
빅토리아 여왕이 영국을 지배하던 시대로,
베르사유 궁전에서나 볼만한
화려함과 풍요로움이 건축 전반에 넘친다.
그리고, 이번 2020버전의 엠마에서는
이제 내용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지만,
(남주가 내 스타일도 아니었고)
섬세한 배경 묘사만은 정말 돋보였다.
그 시대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공간미를
보는 재미가 꽤 솔솔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빅토리안 스타일이란 무엇인가?
1837년부터 1901년 사이의 건축양식으로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시대에 유행한 스타일이다.
큰 세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1 화려한 오나먼트 즉 금색장식들,
2 파스텔톤이나 부드러운 브라운계열의 색상
3 다양한 전 시대의 양식이 혼합
이 그것이다.
짐작컨데, 이 시기는 산업혁명의 극에 달한 시대로
영국이 전반적으로 대량생산을 통해 부유해졌을 것이다.
영화속 배경들을 보면
보는 내내 그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들을 열거해보고자 한다.
영화의 촬영지는 영국의 Sussex 지방이다.
영국의 시골이 아름다운 것은 알았지만, 첫 장면에서 부터
넓지만 아기자기한 스케일이라고 할까..
너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상류층 저택의 정원...
환상적인 글래스 하우스에 만발한 꽃들...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 저게 빅토리아 스타일이구나...라고.
눈을 사로잡았던 아름다운 갤러리 월(wall)들
이 시대 특징중의 하나가
그림과 거울들을 사용한 벽장식이라고 한다.
남주인 미스터 나이틀리의 저택 인테리어에서
그 극치를 볼 수 있다.
아름다움을 사랑한 시대였던 듯~
두 번째, 화려한 무늬의 벽지들.
흰색의 깨끗한 벽들을 좋아하는 한국의 문화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벽 한면 정도는..
이런 멋진 빈티지풍으로 꾸며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런 화려한 벽지의 이면에는
중국풍과 일본풍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색상, 꽃의 표현 방식 등... 은근히 동양화를 닮은 점이 많다.
또 한가지는 엄청난 양의 초(Candle)와 등(Lamp)들이었다.
유달리 등과 양초가 영화에 많이 등장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빅토리아 시대의 특징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티파니 램프로 잘 알려진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 형의 램프도
이 시기에 유행했던 것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화려한고 풍요로운 시대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끝으로 아름다운 벽 색상.
엠마 속의 벽들은 모두 파스텔이다.
아이보리이거나,
옅은 핑크이거나,
코랄색이거나,
그처럼 모두 화려한 파스텔톤으로 이루어졌다.
엠마의 집은 특히 아름다운 블루와 민트색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그 시대에 유행했던 푸른색을 재현하기 위해
디자인팀이 직접 칠한 거라고 한다.
바로,
웨지우드 (Wedgewood) 블루이다.
백화점에서 한번 쯤은 봤을 법한 이 브랜드는
세계 최초로 본 차이나를 개발한
도자기 회사로 알려져있다.
1700년대에 세워졌지만,
그 전성기는 빅토리아 여왕이 다스리던 시대였다고 한다.
디자인팀의 색상 선택은 탁월하다!
합리적인데다가 아름답기까지 하니 말이다.
웨지우드 블루 (Wedge Wood Blue)는
티파니 블루처럼 특허받은 색상이며,
BS (British Standard)에 등록되어 있는 색상이다.
언젠가 공부방 벽색상으로
블루가 좋다는 글을 브런치에 썼다.
블루는 심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인다.
적당한 채도와 명도를 가진 웨지우드 블루
개인적으로 벽색으로 꽤 괜챦지 않나 생각이 든다.
참고용으로 color code는 아래에~
영화 속 빅토리안 시대의 인테리어는
실제 문화재나 박물관등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빅토리안 스타일이 완전히 현시대에 와서
없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도 런던 시내의 많은 집들이
빅토리안 스타일의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 동부의 아파트들에서는
여전히 빅토리안 양식이나
빅토리안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앤틱하다고 생각하는 상당부분의 인테리어가
아마 이 빅토리안 양식의 영향아래
현대까지 내려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원한다면,
이들 처럼 화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