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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Aug 05. 2024

"독서의 의미를 되찾다"

"읽기 싫었던 책들, 그리고 다시 찾은 독서의 즐거움"

녹나무의 여신 -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의 파수꾼"에 이은 차기작


독서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유튜브와 대중 매체의 끊임없는 광고와 유혹은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만 같았고, 지성인들이 독서를 통해 뇌가 젊어지고 삶에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명 베스트셀러나 재미있어 보이는 책, 다양한 지식이 담긴 책들을 그냥 읽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책 읽기가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내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 지금의 노력이 훗날 내 행복에 도움될 것이라 믿으며 현재의 시간을 내 몸에게 가혹하게 보냈다. 그렇게 독서는 원래 힘든 일이며, 글을 쓰는 작가나 성공한 사람들은 고통을 감내한다고 합리화했다.


읽기 싫은 책을 두세 번 반복해서 읽고, 마치 공부하듯 내용을 머리에 각인시키려 했다. 그렇게 해서 일부 책의 내용을 습득했고, 그 문구들을 유식해 보이려고 써먹기도 했다. 내게 독서란 잔지식을 늘려주고 공부하고 있다는 자기합리화의 수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그의 책들은 항상 가독성이 높고 교훈을 준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그의 모든 책이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녹나무의 파수꾼"은 특히 좋아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 후속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책이 출간된 것이다.

먼저 읽어본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하려 했지만 결국 조금 읽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재미있었다는 평이 많아 안심하고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넷플릭스를 보듯 빠져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을까? 내게 그의 책은 그런 경우가 많았고 이번 책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독서의 의미를 곱씹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가독성이 높은 책들만 찾아서 읽기란 쉽지 않다. 내가 별로라고 느낀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책일 수 있고, 내가 좋다고 생각한 책을 다른 사람은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이제 단순히 번역기 돌린 듯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책은 읽지 않기로 확신했다.


책의 제목과 첫 부분을 조금 읽고 나중에 시간 내서 읽어야지 하고 며칠 동안 안 읽은 적도 있다.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그런 책은 제대로 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내용 중에 나오는 '10년 후의 내 모습, 20년 후의 내 모습, 30년 후의 내 모습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는 문구는 의미심장했다. 언제나 내 행복을 미래에 두지 말라는 조언에 나 또한 현재의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현재를 즐겨보려 한다. 물론 현실에는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



책속의 세계로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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