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화물차 사고가 났다고 했다.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었지만 택배 화물을 실은 대형 트럭이 앞차와 충돌했고, 운전자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고 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분명 이 시스템 어딘가에서 함께 굴러가던 사람이었다. 애도를 표하는 말들이 오갔다. 다들 안타깝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말이 붙었다. 그래서 물량은 언제 들어오냐고, 오늘 배송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그게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과 오늘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슬퍼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량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하루가 멈춰주는 것도 아니었다. 오늘 일을 하지 않으면 그건 그대로 내 몫의 손해로 남는다. 결국 우리는 다시 물량을 기다리는 쪽으로 생각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용차 기사였지만, 그 역시 이 시스템을 굴리던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맡은 구간을 달리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던 하나의 연결 고리였다. 그 고리가 끊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스템은 멈추지 않았다. 잠깐 밀렸을 뿐이고, 다른 누군가가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다. 그렇게 다시 굴러간다.
현장에서는 말이 조금씩 달라졌다. “이건 회사 책임이지 우리가 왜 기다려야 하냐”는 말도 나왔고, “이러면 오늘 일정 다 꼬인다”는 투덜거림도 이어졌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출발이 늦어지면 끝나는 시간도 밀린다. 저녁이 늦어지면 하루는 그대로 사라진다. 각자 계획해 둔 일들이 있었을 텐데, 그게 한 번에 밀려버린다. 누구 하나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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