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회식 자리, 화두는 팀원 A의 과도한 물량이었다. 팀장이 "누가 좀 도와줄 수 없겠냐"며 넌지시 운띄우자, 공기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를 향해 쏠렸다. 팀 내에서 내 물량이 가장 적다는 건 모두가 아는 '공식적 약점'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를 향한 그 시선들 속에는 각자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팀원 K는 생각했을 것이다. "제(나)가 A 구역을 가져가면, 다음번엔 내 구역 중 까다로운 곳도 넘길 수 있겠지." 팀원 L의 속내도 비슷했다. "일 적은 놈이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게 맞지. 이참에 내 골칫덩이 구역도 하나 떼어주고 싶네."
그들에게 'A를 돕자'는 말은 명분일 뿐이었다. 실상은 물량 적은 나를 제물 삼아 자신들의 짐을 덜어내려는, 일종의 '줄 세우기'이자 '폭탄 돌리기'였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정성껏 설계한 기대치를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때 B 형님이 판에 끼어들었다. "내가 네 구역 일부를 가져갈 테니, 너는 A 구역을 도와줘."
나는 지체 없이 그 제안을 낚아챘다. B 형님은 수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내 구역 중에서도 돈이 되는 '알짜배기'를 원했고, 나는 그 대가로 A의 구역 중 작업 효율이 좋은 곳을 넘겨받았다. 결과는 완벽했다. 내 전체 물량은 전보다 줄었고, 퇴근 시간은 오히려 앞당겨졌다.
그리고 기대에 부풀었던 K와 L의 구역은?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아마 '공공의 적'이었을 것이다. "우리 구역은? 우리도 힘든데 왜 너만 챙겨? 너는 네 시간만 지키면 끝이야?"라는 원망이 그들의 일그러진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소 회식에 빠지지 않던 K가 약속을 핑계로 자리를 피하고, L이 구역 조정을 문제 삼으며 핀잔을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내가 그들의 '불편함'까지 떠안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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