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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죰 Feb 21. 2019

스웨덴 이주를 위한 또 다른 선택지, '직업학교'

석사 유학에 확신이 서지 않고 경력이 있다면

워홀은 흔히 '맨땅에 헤딩'이라고 비유될 만큼 아무런 인적, 물적 기반이 없는 0의 낯선 공간에서 삶을 시작하는 매우 리스크가 높은 의사결정이다. 특히 내가 고국에서 전공했거나 일한 분야로 해외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스웨덴에 이미 취업한 한인을 중심으로 리서치를 하다 보니 스웨덴 내에서 기존 학위와 경험을 살려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좁혀졌다. (물론 언제나 해당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은 변수가 있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해달라.)


스톡홀름 내 위치한 국제적 명성의 공학 대학 KTH
1) 스웨덴(혹은 북유럽 국가 내) 학교 석사 졸 -> 구직 -> 취업

가장 잘 알려진 선택지다. 다만 정보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시간/경제적 비용을 고려하였을 때 문과생, 그것도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내게는 투자 대비 효용이 높지 않은 선택이었다. 물론 이공계열 출신이나 이미 국내에서 석박사를 졸업한 경우에는 연구소를 통해 취업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문과계열 학생의 경우 졸업 후 구직이 이공계열보다 쉽지 않다. 도전해볼 수는 있겠으나,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거나 정부의 장학금 지원이 있지 않는 이상 경제적 부담이 크며 (심지어 장학금이 있어도 생활비가 비싼 스칸디나비아 생활비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확실한 단점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기업 H&M.
2) 한국 내 스웨덴 기업 -> 스웨덴 내 주재원으로 선발 및 근무

2) 번의 경우 스웨덴에 지사를 보유하거나 혹은 스웨덴 모기업을 가진 외국계 기업을 통해 파견 근무를 하는 경우다. 경험자들이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며 동시에 경제적으로 매우 안전한 선택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한국에서 근무했던 곳은 스웨덴에 지사를 보유하지 않았고, 한때 스웨덴에 지사를 가진 프랑스계 기업과의 면접을 보기도 했으나 결국 면접 끝에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해당 기업으로 이직한다고 해도 1. 스웨덴 지사에 자리가 나는 것을 기다려야 하며 2. 그 자리를 차지할 사람이 내가 될 확률까지 모두 계산해보면 역시 희박하긴 매한가지다. 보통 이 경우는 직장에서 주재원으로 해외파견의 기회를 얻었는데 그 나라가 우연히 스웨덴일 경우가 더 많다.

진정한 개척자라고 생각하는, 한국에서 바로 해외에 지원하는 이들(!)
3) 한국에서 바로 스웨덴 기업 지원 -> 취업

가끔 눈에 띄는 케이스가 있다면 한국에서 바로 스웨덴으로 지원하여 취업하는 경우다. 한국에서 독일로 바로  취업한 지인이 있는데, 이공계열+디자인 출신이기 때문에 기술적 기반의 경력을 살려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리고 아주 종종, 스웨덴으로도 바로 취업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슬프게도 해당 선택지는 모두 이공계열 출신, 특히 컴퓨터 공학이나 엔지니어 출신들에서만 발견할 수 있었다. (도대체 문과생이 설 자리는 어디에...?)


마케팅 직업학교 Berghs를 찾게 된 경위


신문방송계열 학사, 길지도 짧지도 않은 모바일 분야 퍼포먼스 마케터 경험 2년, 월급을 쪼개 모아놓은 적금통장 하나만 쥔 나로서는 어떤 결정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나마 퍼포먼스 마케팅을 경험했다는 이력으로 바로 취업자리를 먼저 찾아보던 와중에 스웨덴에는 우연히 '직업학교'라는 학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업학교의 존재 여부를 찾게 된 경위는 스웨덴 내 최고 앱 기업인 Klarna의 채용 공고를 보던 때. 공고에 떡하니 'Berghs School' 우대 라고 써있는 것이 아닌가

기존 이론 중심의 학과 공부를 뛰어넘어 현장에서 통하는 실무 경험을 쌓도록 도와준다는 직업학교가 스톡홀름에 몇 군데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링크드인으로 해당 학교가 실제로 구직에 효과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니 학교 졸업생의 대다수가 명성 있는 스웨덴 내 기업에서 마케팅/광고/커뮤니케이션 분야 요직을 차지하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내 경력분야인 Data Driven Marketing 상대적으로 새로운 UX design 코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Berghs School of Communication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1월, 1년 넘게 다니던 직장에 퇴사를 선언하고 2월에 한학기 수업을 다니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오게 되었다.


내가 지원한 Berghs를 기존 석사와 대비하여 장단점을 간략히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장점 1.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현업 종사자가 직접 강의하여 취업 시 좀 더 실무적인 경험 어필 가능 
장점 2. 시간/비용 대비 효율성 (3개월, 1년 단위 코스)
장점 3. 북유럽 내 회사들과 네트워킹 기회가 많아지고 용이해짐
단점 1.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음 (따라서 매우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이에게 추천한다.)
단점 2. 보장되지 않는 주거 문제 (이는 학교마다 다르다.)
단점 3. 스칸디나비아 외 이주 시 명성에 따른 혜택이 불분명함 

다음 편에서는, 내가 지원한 학교 배리즈 커뮤니케이션 스쿨 Berghs School of Communication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서술할 계획이다.








스톡홀름 내 광고/마케팅 등 직업학교 정보 (1년 이하)

배리스 커뮤니케이션 스쿨 Berghs School of Communication - 광고/마케팅 전문 
하이퍼 아일랜드 Hyper Island - 디자인 전문 (하이퍼 아일랜드의 경우, 브런치 이진재 작가의 글에 이미 상세히 기술되어있다.) https://brunch.co.kr/@jinbread/44
- IT Hogskolan - 개발/IT 전문 (영어 강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https://www.iths.se
- Study at Salt - 개발자 3개월 부트캠프 - https://www.study-at-salt.com/#career-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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