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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Apr 30. 2024

봄날은 간다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40



정독도서관 가는 골목 걸어가면

그리움의 시간은

너무 


공원 담벼락에서

콘트라베이스를 낀 3인조 밴드가

적막을 두드리시작한다

핑거링 하는 현의 떨림이

순백의 화선지 위에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리듯

선율이 노을빛 따라

파문으로 번져 나간다


펑크록기대하며

모여든 몇 안 되는 젊은이를 놓고

허스키 보컬이

흩어진 밤을 부르고 있다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

재즈 스윙에 빠져

가슴으로 듣고 있는 나도

당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는데


프랭키 밸리의 표정까지 닮은 

노랑머리 앞에 놓인 

악기통에 지폐 몇 넣으면서

혹시나 뒤를 돌아다본다

오래된 학교만이 눈길에 떠오를 뿐

아무도 보이지 않고

이내의 푸른 허공 속을

파고드저음의 직한 울림만이

안개처럼 넘실대고 있다


사월이 저무는 날

나는 봄이 떠나갈 이별의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사월이 저무는 날, 2024, Mixed media, 300mmX4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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