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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Jun 07. 2024

그 길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45



걸어가 전철을

내리면 9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느지막이 출근


 가?


을지로4가역에서 덕수중학교 뒷길

키 작은 꽃이 고갤 치켜들고

내게 묻는다


파란색 종이 위에

신나뭉게구름을 그리하늘을

저만큼 바라보 걷는데


무슨 생각?


샛노 꽃을 

누구의 옷이 기억나는 거 아니냐고

첫사랑 추억하는 건 아니냐고

 

아스팔트와 보도블록 경계석

틈새에 앙증스레 피어난 풀꽃이

말시비를 거는데


사실 내 속마음은 지난해 이맘때

육십하나 봄두고 떠나간

친구가 생각났다


모닝으로 달리거나 따릉이를 타고

다들 일찌감치 지나가버린


흐르는 구름같이

가분히 떠다니는 민들레 풀씨같이

걸어서 간다, 지나간다




그 길,  2024,  Mixed media, 300mmX6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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