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웃는 너를 꼭 안고

ADHD - 화용언어 & 사회성

by 이도연 꽃노을


모모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아직 어리고 장난기가 충만한 남자아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모모는 대부분의 감정을 웃음으로 표현한다. 옛 속담에 "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모모가 웃는 모습을 보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고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 역시 모모가 어릴 때 모모의 웃음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을 때는 모모를 오해한 적도 많다.



평소에 친구들과 놀 때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볼 때 웃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러나 모모는 지적을 받을 때나 훈육을 받을 때에도 웃었다. 적절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웃는다는 것은 상대방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웃음은 상대방을 매우 당황스럽고 화나게 할 수 도 있다.


' 나는 무시하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훈육을 하던 선생님이나 부모의 마음에서는 아이가 일부러 장난을 걸어오는 것 같아서 더 크게 혼을 낸다. 상황에 맞지 않는 모모의 부적절한 모모의 웃음을 지적하기 바쁘다 " 혼날 때 웃으면 안 된다. " , " 엄마말이 지금 재미있니?"라고 다그치게 된다. 모모에게 왜 웃냐고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아이에게 물어보면 아이는 " 나도 몰라 "라고 대답한다. 이는 센터를 5년 넘게 다니면서 ADHD 아이들을 보면서 알게 된 공통된 점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자기가 웃었을 땐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 그러나 대부분은 아이들은 동문서답을 하던지 웃었던 이유를 자기도 모르겠다고 답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 서로 대화는 단절되고 감정적 대립이 시작된다. 또래 친구들은 선새님이나 양육자에게 모모의 행동을 지적하고 이르기 시작한다.


" 선생님, 모모가 자꾸 약 올려요. "

" 엄마, 모모는 자꾸 나를 괴롭혀. "


그런 말은 자기 앞에서 애들이 해도 모모는 웃는다. 그런 모모를 보는 나는 매우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그 웃음의 의미를 모모가 사회성 그룹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되었다. 사회성이 부족한 이유와 다른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 이유는 화용언어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화용언어란 상황에 맞는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말이 화용언어이다. 상대의 말에 적절한 대답과 반응을 하는 것 또한 화용언어에 포함된다. 예를 들면 친구가 아프면 “ 친구야 빨리 나아라. 아프지 마” , 갑작스러운 친구의 행동이나 소리에 놀랐다면 “ 깜짝이야. 너무 놀랐어. ”, 동화책에서 주인공 아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 속상해? 괜찮아.”등의 상황에 적절한 감정표현과 사회적 표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두엽이 늦게 자라는 ADHD 특성상 상황에 따른 분위기 파악과 공감능력 저하로 인해서 매우 눈치 없는 아이로 낙인이 찍힌다.








전두엽이 다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 그래서 ADHD 아이들은 사회성 수업을 많이 듣는다. 나는 모모가 전두엽이 다 자랄 동안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에 화용언어 책을 구입해서 집에서 무던히 노력을 했다. 마치 영어를 배울 때 "how are you?"하고 상대가 물으면 "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자동 나오듯이 아이를 가르쳐야 했다. 누가 요즘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교과서 적으로 대답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ADHD 아이들에게는 상황별 할 수 있는 말을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모모의 아빠와 나는 서로에게 화용언어를 많이 사용을 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조금씩 화용언어를 익혀 갔다. 화용언어를 늘리기 위해 좋은 팁을 공개하자면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마음 상태와 주변 상황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주인공의 감정은 어떨지 자꾸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주인공의 감정이나 이야기 속 상황을 잘 감지하지 못한다면 엄마가 대신 이야기 해 줄 수 있다.


" 어머, 날씨가 추운데 구멍 난 장갑을 끼고 눈싸움을 하는 주인공은 정말 손이 시리겠다. "

" 아끼는 곰돌이를 잃어버렸으니 정말 속상하고 애가 타겠는데? "

" 주인공이 일등을 했네, 정말 뿌듯하겠다.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니까..."



처음에는 엄마나 책을 같이 읽어주는 양육자가 책 속의 주인공의 상황이나 기분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해주는 횟수가 많으나 꾸준히 동화책을 읽다 보면 아이도 조금씩 화용언어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게 된다. 아이가 유독 또래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겪어나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화용언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자.



무슨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그렇게 손이 많이 가나 싶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연히 보면 느끼는 것 아닌가? 자동 반사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답답하고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답답해하기 전에 웃음으로만 모든 걸 표현할 때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런 자기 모습을 보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올 아이를 생각하면 눈물과 숨이 탁 막혀 혼다. 아이는 웃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웃는 방법밖에 모르는 것 일 수 있다. 그래서 나오는 올해 5학년이 되는 모모에게 아직도 책을 읽어준다. 처음엔 내게도 곤욕이었다. 그러나 그런 엄마의 노력은 아이의 자존감과 사회성 발달로 보답될 때 모든 시름은 눈 녹듯 녹아든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낙담이나 우울에 빠지는 것이 아닌 어쩌면 남들에게는 자연스럽고 자동으로 되는 것들이 잘 이행되지 않는 다면 그들의 신경발달이 다 될 때까지 차분히 알려주는 것이다. 마치 아이가 첫 옹알이를 하고 말을 배울 때처럼 말이다. 그 얼마나 다행인가? 웃음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화나 공격적으로 대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면서 엄마는 오늘도 그냥 웃는 너를 꼭 안아준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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