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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없이 내 멋대로 사는 게
뭐 어때서? "

나의 프레임에서 내 삶을 사는 법, @jeple_ 님의 이야기

by IMagazine

IMAGAZINE INTERVIEW SER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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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사람 가득한 지하철에 올라서면 후련한 마음이 든다. 오늘 하루 고생했다, 다 이렇게 사는 거지 하며 경계를 알 수 없는 프레임에 나 자신을 넣어두고는 한다. 우리는 제각기의 삶을 살지만 제각기의 프레임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은 자신의 스스로 만든 프레임에서 자신의 삶을 사는 @jeple_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제주도민인 그는 딱히 직'장'은 없지만 직'업'은 많다.



안녕하세요, @jeple_ 님. 지금 하시고 계신 일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에서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저만의 방식대로 제주도를 소개하는 @jeple_입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하며 귤이랑 한라봉도 키우기도 해요. 주로 포토그래퍼로써 사진을 찍고요.



KakaoTalk_Photo_2022-07-15-00-10-01.jpeg 그는 한라봉을 키우면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한다. 농사 도중 발견한 애기 한라봉.


'직장 없이 제 멋대로 사는 게 어때서'라는 슬로건이 흥미로워요. 직장이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지금 직장은 없지만 직업은 많아요. 직장은 규칙적인 수입을 주는 곳이지만 내가 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저는 안정적인 수입보다는 제가 한 만큼 보상받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까 자기소개하실 때 주로 포토그래퍼로 일한다고 하셨어요. @jeple_ 님 사진은 제주도의 정서와 분위기를 잘 담아내서 그런지 제주도를 그리워하다 결국엔 가고 싶어지게 하는 특유의 감성이 느껴져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기술보다도 @jeple_처럼 본인만의 개성이 담긴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은 주관적인 기준이라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찍는 매 순간 느끼는 기분이 같을 수는 없어요.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을 들여 내 눈에 들어오는 프레임을 찾으면 될 것 같아요.



KakaoTalk_Photo_2022-09-23-23-41-25-7.jpeg 그가 찍는 제주도는 여행지의 모습보다 제주 그 자체의 느낌을 담고 있다.



사진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약 5년 정도 됐어요.



찍으신 사진들을 보면 공통적인 색감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보기에 편안해요. 애용하거나 선호하는 카메라가 있나요?

선호하는 기종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은 후지필름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요. 자주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여러 가지 '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진을 찍는 일에 조금 더 큰 애정이 느껴져요. 사진을 찍는 일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진이 곧 기록이 된다는 점이에요. 사진의 의미는 순간을 기록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순간은 계속 흘러가고 그중 다시 오지 않을 어떤 순간을 기록해서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이죠. 그다음으로는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전체를 모두 보는 것보다는 사진은 아주 작은 아름다움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 줘요. 우리는 일상에서 그런 작은 아름다움을 자주 놓치고 살잖아요. 또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 수도 없고요. 저는 사진에서만큼은 아름다움에 집중하고 또 그것을 만끽하며 지내고 싶어요.



아름다움에 집중한다는 말이 좋아요. 사진을 찍으면서 직업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때도 있나요?

저는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아름다움을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노력해요. 찍고 또 찍어요.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물을 확인하면 제가 원했던 아름다움이 그곳에 담겨있어요. 그때 마음이 힐링이 되면서 성취감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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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찍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찍히는 대상도 중요하잖아요. 피사체라고 하죠. 자주 찍게 되는 피사체가 있나요?

풍경에 어우러진 사람이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수욕장에서 놀고 있는 가족, 연인들을 찍는 걸 좋아해요. 찍힌 사진들을 보면 그 사람들의 행복이 상상이 되어서 더 좋아요.



지금 하고 있는 일 말고 새롭게 흥미가 가는 일이 있으신가요.

요즘은 사진보다 영상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영상작가가 되고 싶고요. 매일을 기록하며 추억과 행복을 남기는 데에 진심이에요. 제가 추구하는 감정은 행복이거든요. 사진과 영상으로써 매일의 행복을 기록하며 지내고 싶어요.



프레임(frame)이라는 단어는 <틀, 액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뼈대>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프레임(틀)에 속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안정감이나 소속감 등을 위한 인간의 당연한 욕구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대중적인 행복의 프레임 안에서 만족하며 지낸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글을 보는 당신이 그 틀 안에서 어떠한 답답함을 느낀다면 당신은 그 프레임(틀)에서 뛰쳐나와 당신만의 프레임(뼈대)을 만들 수도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믿고 간다면 결국 그 길의 끝은 행복으로 향할 것이다. @jeple_ 님이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에디터 JIN

사진 제공 @jepl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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