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좌우하는 90초 감정 다스리기
‘참을 인(忍)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과연 그럴까. 살인은 면할지 몰라도 속병으로 내가 먼저 죽을 수 있다. 감정은 에너지다. 통제되지 않은 에너지는 위험하다. 막상 감정선이 폭발하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다. 감정을 다스리는 습관 기르기가 절실하다. 하루 2분이면 충분하다.
스테파니 해리슨은 ‘더 뉴 해피 (The New Happy)’의 설립자이자 행복 전문가이다. 그는 15일 씨엔비씨(CNBC)의 메이크잇(make it)에 감정을 다스리는 간단한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사실, 이 시작단계가 제일 어렵다. 잘 시작하면 이미 반은 끝난 셈이다. 심호흡한다.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으로 마음의 중심을 잡는다. 다음, 관심을 안으로 향하며 질문한다. “지금 어떤 느낌이지?”
질문을 던지고 마음을 몸의 감각에 모은다. 가슴이 답답하다. 그 느낌으로 분노를 알아차린다. 손이나 다리가 떨린다. 그 느낌으로 두려움을 알아차린다.
따라 해보기 : “몸!. 지금 어떤 느낌이야?”
감정은 대부분 인식하지 못한 채로 밖으로 표출된다. 그래서 위험하다. 감정이 일어나는 즉시 몸의 반응을 알아채면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감정은 몸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이제 알아차린 감정에 이름표를 붙인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다루기가 쉽다. 구체적일수록 좋다. 짜증. 분노. 부러움. 두려움. 혐오. 실망. 슬픔. 절망. 그리고 감정을 가능한 한 정확히 묘사해 본다. 참고로 삼인칭 화법이 좋다.
따라 해보기: “길동이는 지금 많이 슬프구나..”
“남자는 울면 안 돼.”, “리더가 두려움을 보여서는 안 돼.” “참아, 화내면 지는 거야.” 자라면서 사람들은 대부분 감정을 억누르거나 숨기도록 배운다. 그 결과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밀어내기 바쁘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거야.”
감정억제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를 빌리지 않아도 상식적이다. 나쁜 에너지를 깊은 곳에 담아두고 있어서 좋을 게 없다. 마그마 에너지가 큰 화산일수록 폭발하면 피해가 심각하다. 그러니 감정을 수용하자.
따라 해보기 : “나는 지금 화난 것 맞아. 인정해.”
일어난 감정을 수용한 후에는 마음을 열고 그 감정을 온전히 경험한다. 신경해부학자 질 볼트 테일러(Jill Bolte Taylor)는 감정이 머무르는 시간은 고작 90초라고 한다. 이 작은 시간이 잘못 지나가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제 알았으니 90초 동안 그 감정과 같이 있자. 곧 지나간다.
따라 해보기 : “너(감정), 아직 거기 있는 거 알아.”
90초 정도가 지나면 기분이 달라진다. 마음이 누그러지거나 각성 될 것이다. 폭풍우가 지나간 것처럼 곧 차분해질 것이다. 그리고 나면 그 자리에 다른 감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제 어디선가 나타난 그 감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경험하고 떠나보낸 것이다.
따라 해보기: “이제 잘 가. 기분은 어떠니?”
위로는 감정의 폭풍우가 지나간 직후에 효과가 제일 좋다. 하지만 하루가 가기 전이면 언제든지 좋다. 나 자신을 토닥거리는 시간을 갖는 것은 나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존중해야 자존감이 높아진다. 가슴에 손을 얹거나, 스스로 어깨를 토닥거려주거나, 위로의 말을 건넨다. 거울 앞에 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울에 손을 얹는다. 나를 보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따라 해보기: (하이파이브하며) “방금 슬펐지.. 잘 이겨냈어... 잘했어.”
감정은 저절로 올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반드시 원인이 있다. 천천히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추적해 보면 내 생각, 나의 말, 나의 행동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나를 더 잘 이해할 것이다. 감정을 억누르기만 했다면 이러한 통찰력의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따라 해보기: “어떤 생각이 그렇게 짜증 나게 했니?” “어떨 때마다 너는 짜증이 나는 거지?”
감정을 지켜보고, 수용하고, 경험하고, 잘 보내고, 원인까지 알아냈다면 다음엔 그러지 않을까? 아니다. 조금 강도는 약해지겠지만, 당장은 아니다. 숙련된 감정 조련사가 아직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고리듬을 짜두어야 한다. 매너가 엉망인 손님을 엉망으로 대하는 종업원을 보고 CEO는 고민 끝에 앞치마를 입게 했다. 손님이 막말하면 그것을 앞치마가 모두 차단할 것이라는 암시를 하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타벅스의 얘기다.
따라 해보기 : “앞으로 화날 땐 열을 셀 거야.” “앞으로 슬플 땐 이 음악을 들을 거야.”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찰나에 결정된다. 90초의 감정 지속 시간이 주는 의미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가가 행과 불행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90초간 경험의 내용은 매일 2분의 감정 다루기 연습이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