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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그리고 새로운 시작

나의 회사생활 일지 #1

by 유니유니

회사를 떠난 지 반년이 흘렀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다잡았고, 두 달간의 준비 끝에 원하던 회사에 합격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첫 출근일, 낯선 공간에 발을 들이며 가장 먼저 사원증을 받았다. 업무용 랩탑을 세팅하고, 필수 교육을 확인하며 기본적인 환경을 갖춰나갔다. 점심 무렵,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며 팀의 미션과 운영 방식, 그리고 내가 맡게 될 일들에 대해 서로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차츰 흐름을 익히고 방향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일주일 동안은 한 발 한 발, 조직의 리듬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곳의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매니저는 어떤 보폭으로 움직이는지, 함께 일할 동료들은 어떤 속도로 걸어가는지 살펴보았다. 결국, 조직에 녹아든다는 것은 단순히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보폭을 맞추는 일이다. 너무 앞서가도, 지나치게 뒤처져도 안 된다. 때로는 회사가 속도를 높이려 할 것이고, 그럴 때 자연스럽게 스텝을 맞출 수 있도록 나의 보폭을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를 이해하는 것이다.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을 알아야 내가 설 자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함께할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익히고, 그들의 리듬을 읽어야 한다. 이곳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기여할 수 있을지 감을 잡아가는 시간이었다.


규모 있는 조직답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팀을 이루고 있었다. 개성도, 문화도 다채로웠다. 이 흐름에 익숙해지는 것은 필연적이지만, 그 안에서 나 역시 나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조직에 적응하는 것과 동화되는 것은 다르다. 그 경계를 지키면서, 점차 나의 자리와 역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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