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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Jun 24. 2023

글쓰기에 대한 단상

1. 글을 쓴다는 것이 이리도 고통스러운 일인줄 몰랐다. 한글자 한글자 빼곡히 써내려갈때도, 다음 문장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도무지 예측이 되질 않는다. 아마추어가 겪는 고통 즈음이라고 생각해본다.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고, 내 마음 속에 있는 재료들을 충분히 손질한 뒤 멋진 글로 나타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2. 글을 쓴다는 행위는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롯이 나만의 생각들로 한 문장, 한 단락이 완성되고, 더 나아가 글 한편에 이르기까지 무수히도 많은 사고의 편린들이 담기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정체성을 마주할 때도 있고, 무의식에 가려진 깊은 심층의 나를 만나보기도 한다. 융이 말한 개성화과정이 문득 떠오른다. 인간은 자아 탐색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궁극적인 지점에 이르러서는 자기(self)를 만난다는 것.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출발해 자기 자신의 가장 깊은 부분까지 탐색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는 빛을 발한다. 든든한 친구로서, 또 때로는 바다 위의 항해사처럼 우리를 돕곤 한다.


3. 개인의 일대기가 명확하게 담긴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다. 누군가가 내 책을 읽고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나와의 내면적인 교류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상상을 종종 해보곤 한다. 동시에 글쓰기가 주는 이점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며, 타인에게 내 글을 보여줌으로써 큰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내 글로 인해 누군가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글 하나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누군가에게 귀한 보탬이 되고, 바른 사상의 길잡이 역할까지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4. 결국 글쓰기는, 나에서 시작해서 타인에게로 뻗어나가는 마법같은 행위인 것이다.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사상을 흡수하고, 이전에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직면해 지신의 내면이 철저하게 바뀌는 경험이 가능해진다. 온전하게 글 하나만을 매개로 하여 이러한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글을 쓸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내가 되기 위해, 그리고 타인에게 바람직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큼의 고도로 발달된 내공을 쌓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써내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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