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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Jun 29. 2023

이별 생각

1. 플라톤과 고대 이집트의 사상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영원불멸한다. 육신의 몸을 갖고 태어나지만, 영혼만큼은 영원히 살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암묵적으로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태어남과 동시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모순 속에서, 인간은 여러 가지 이별을 경험하며 한 발자국씩 성장해 나간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기도 하고, 그리운 이가 먼 길을 떠나기도 하며, 인생 곳곳에서 물러남과 헤어짐을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영영 헤어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의 끝은 영원한 이별은 아니다. 다음 생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영혼이 불멸한다면, 우리는 영영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이별 속에서도 티끌 같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잠시만, 아주 잠시만 헤어지는 것이다.


2. 영원한 이별이란 과연 있을까? 이별이 의미하는 것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해가 떠오르고, 달이 지고,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언젠가 저무는 것처럼 자연의 만물들은 모두 이별을 경험한다. 이별은 우주가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해당한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에도 이별은 새롭게 시작된다. 언젠가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사랑스럽게 자라나서 또 한 사람의 부모가 되는 순간까지 이별은 우리를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멸(生滅)의 과정을 겪는다. 죽음이라는 종착지에 도달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수많은 이별을 한다.

     

3. 부모님, 연인, 친구,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간다. 저마다의 사랑을 하고, 저마다의 이별을 한다. 우리가 지구별이라는 행성에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의 기쁨과 축복은 어떤 이별을 맞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이별은 만남만큼이나 소중하다. 우리의 이별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만남과 헤어짐이 하나의 단계이듯, 어떻게 이별할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에게 큰 성장과 가르침을 줄 것이다.


4. 우주의 질서는 흩어졌다가 뭉친다. 원자들로 구성된 우리의 몸이 이합집산을 이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다시 흩어진다. 배열과 해체가 이루어지는 우주의 질서는 모든 곳에, 그리고 모든 것에 동등하게 적용된다. 결국 죽음이란 것도 우리의 일부분이 잠시 흩어지는, 눈에 보이는 대상에서 공기와 만물 곁으로 날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슬퍼할 필요도, 노여워 할 필요도 없다. 그저 하나의 생의 이치임을 깨닫고, 현실세계에 그 원리와 기준을 적용시켜나가면 도와 함께 생을 거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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