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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문 kkong coffee Apr 09. 2024

단골손님

어느 부부

두 분이 들어오신다. 남자는 큰 키에 검은 선글라스를... 여자는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중장년의 나이로 추정된다.

여자손을 잡고 들어온다. 여자가 의자를 꺼내어 주자 남자는 조심스레 자리에 앉는다.

점심식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면 자주 들르는 손님이다.


“이건 사각 테이블인데 나무로 상판이 되어 있고 의자는 네 개 있는 4인용 자리예요. 왼쪽 벽은 초록색이고 당신이 앉은 의자는 라탄의자예요.”

남자는 언젠가부터 시력을 잃은 듯하다. 커피를 마시러 올 때마다 카페의 안팎 풍경을 여자는 남자에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설명한다.


“사장님, 저희 항상 마시던 거 주세요”

오늘도 에티오피아 코케 허니를 브루잉으로 두 잔 준비하여 내어 드린다.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니 부부인 듯하다.

두 부부는 무언가 여유로워 보인다. 말투나 행동이나 차분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여자는 남자의 눈이 되어 보이는 것을 말로 설명해 준다.

그런데 서로에게 의지 하는 느낌보다 둘이 하나인 듯 느껴진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고 있으면 내 맘도 편안해진다.



서두르거나 재촉하거나 다그치거나 하는 느낌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부부는 그런 것인가 보다.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를 보듬어 주고 서로가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는 상호 보완적이나 결코 상호 보완적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며 결코 깎아내리지 않는… 그런 부부

여자의 조곤조곤한 말이 남자에게 상상이 되어 나의 카페는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참으로 감사하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은 지켜보는 나마저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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