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작은 꿈
꿈이라는 건 아주 작고 소소한 기쁨에서 뻗어나간다. 누군가에겐 아주 하찮고도 의미 없었던 나의 행위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뛰어난 가치로 비추어질 때, 그게 삶의 기쁨이 되고 살아갈 방향과 의의를 규정해 주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러했다. 우리 집안은 문인의 집안도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 재능으로 주목받지도 못했다. 그저 처음 시작은 자신에 대한 위로였다. 가장 힘들 때 옆에 아무도 없었고, 삶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은 가득했다. 그것을 상상으로나마 위로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썼다. 최대한 나의 이야기를 숨긴 채 소설의 틀을 빌려서. 그리고 그게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읽혔고, 좋은 호응을 얻었다. 내 생에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은 첫 번째 경우였다.
그게 당장 나에게 금전적인, 사회적인 가치를 부여해 주지 않아도 좋았다. 그것으로 인해 무가치한 상상을 대중에게 당당하게 더 드러내도 된다는 허가를 받은 기분. 그건 특별했다. 원래 나만의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정말 남이 뺏어갈 수 없는 소중한 어떤 도구이자 가치가 손에 들려진 기분이었으니.
하지만 맨 처음도 그러했고,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나의 꿈을 진심으로 지지해 주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꿈꾸던 삶과는 매우 동떨어진 길을 오랫동안 걸어왔고, 그 현실은 내가 꿈에 매진하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안정적인 현실에 몰두하기만을 바랄 뿐. 결국 스치는 짧은 응원과, 가벼운 비웃음들이 지나면 고요하게 놓인 꿈과 내 자신만이 남는다. 내가 그것에 더 도전하지 않아도 나를 원망하지 않을, 현실을 벗어난 희미한 지향점. 하지만 그렇기에 세상이 나의 꿈을 지지해 주지 않음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 더 독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투쟁 해 온 과정을 아는 건, 꿈과 나뿐이다. 누군가에게 이해시킬 수도 없고 이해를 바랄 수도 없다. 그게 이젠 더 이상 슬프지도 않다.
세상에 나의 꿈만이 그러할까? 그럴 리가 없다. 모두에게 꿈으로 향하는 길은 고독하고 지독하다. 그러나 그만큼 아름다운 길도 없다. 사막의 꽃길. 그 길 위의 꽃들은 비가 내리지 않아도 여전히 시들지 않고 피어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