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알랭드 보통의 저서 '불안'에서는, 불안의 원인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불안,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 구조로 인한 불안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나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욕심도 많고, 성취욕도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늘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궁지로 몰아넣는다.
때론 나 자신을 조금도 쉬지 못하게 만드는 내 성격으로 인해 지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얻어진 성과들에 만족하며 불안감에 그 끈을 놓지 못했다. 더욱이 주변 사람들, 특히 내 또래 경쟁자들보다 앞서간 나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었다. 마치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중독되었다.
그러나, 늘 불안했다.
특히, 사회에 나와 나보다 더 나은 또래들을 보면서 그런 감정이 더 커져갔다.
어느 순간 사람들과의 경쟁에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었고, 그 경쟁에서 뒤처진 나를 패배자로 몰아세웠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관계에 경쟁이라는 독약을 집어넣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그 사람이 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열등감이 내 마음을 사로잡고 나니,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탈출구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을 본 것 같다.
건전한 열등감이란, 타인과의 비교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월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신의 발을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것이지, 남들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 경쟁이 있으면,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경쟁의 끝은 결국 승자와 패자만이 남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타인을 반드시 적으로 보게 되고, 더 나아가 세계를 자신의 적으로 느끼게 된다.
만약 경쟁이 아닌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본다면,
그 사람들은 적이 아닌 친구가 된다.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기 때문에 타인을 축복하지 못한다.
경쟁의 도태에서 해방되려면,
건전한 열등감을 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