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리셋 7 - 1일 1편의 글에 목숨걸어보자!
5년간의 새벽독서를 통해 나를 변화시킨 2가지 - 마인드와 행동. 이 글은 나의 지난 5년간의 변화를 통해 내가 나의 마인드와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갔는지를 서술함으로써 앞으로 나의 미래를 나의 삶의 방향으로 제대로 걷겠다는 일종의 기록서이며 나의 경험을 통해 누군가도,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것에 약간의 힌트, 팁 정도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은 행동리셋 10가지 가운데 7 - '1일 1편의 글에 목숨걸어보자'를 풀어보고자 한다.
제목이 너무 비장하다. 목숨을 걸기까지... 그럴 것까지 없지 않나?
그런데.
(이 문장에 지금 나는 눈물이 터졌다. ‘살아있는 나’로, 아니, 나를 다시 살리기 위해 수년간 얼마나 치열했는지 하늘은 알겠지 싶어서. 그리고 ‘내가 아무리 무식해도 널 보면 글로 일 낼 사람이란 거 믿어진다.’ 라고 말해준 강렬한 누군가의 한마디가 다시금 떠올라서인지도)
단지 숨이 붙어 있는 것만은 의미하지 않는다.
내 안을 끊임없이 도는 피의 가열찬 돌진으로 심장은 터질 듯이 자신을 부풀리고 그 펌핑이 너무 거세어 나의 저기 새끼발가락부터 머리꼭대기까지 피가 가속으로 달려주는 것이 살아있음이다.
격렬한 피의 행진으로 나의 장기와 근육까지 진동하여 몸안의 70%에 달하는 액체들이 몸밖으로 밀려져 나오는 것이 살아있음이다.
내 손끝의 동작을 멈출 수 없게 하는 강렬한 정체가 명치를 중심으로 모든 세포에 심겨 있음이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감지되는 것이 살아있음이다.
몰랐다. 내가 글쓰는 것을 이리 탐하는지를.
몰랐다. 내가 인간을 파헤치는 탐구에 이리 갈구하는지를.
몰랐다. 내가 성현들의 말씀에 이리 무릎을 꿇어버릴지를.
몰랐다. 내가 나를 가장 몰랐다.
내가 나를 알고자 하는 아주 작은 욕심으로 2년여 전, 2022년 9월 18일부터 시작했던 보잘것없던 글쓰기는 그 날부터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를 여기에 세워두었다. 이유도 명분도 의무도 없었던, 그저 책을 읽고 배운 것을 하나씩 나열해보는 것으로 시작했었던 글쓰기, 2년여의 반복된 행동은 나의 굳은 관념을 서서히 벗겨내더니 새로운 사고로 그 자리를 채워나갔다. 물론, 어떤 때엔 억지로 짜내기도, 어떤 때엔 글에 밀려 내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기도 하는 신비한 체험도 여러번, 여하튼 나의 정신세계는 온통 ‘탐구’와 ‘사유’로 채워지고 있다.
책을 읽고 내게로 진입한 정의, 개념, 사고들이 기존에 자리했던 인식과 부딪히는 파열은 나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손끝으로 쏟아졌고 나의 정신은 파열을 맞이하는 순간 이내 소멸과 생성으로 정리되니. 물론 혼란스러웠지만 새로운 생성을 위한 진통이 감지된 어느 지점에서부터 나는 글쓰기를 즐기고 있었다.
나에게는 놀이터가 만들어졌고 내 인생에 이 놀이터 하나 갖는 것만으로도 감사가 이어지며 이왕이면 더 재미나고 안전하고 누군가가 놀러 오더라도 유용한 놀이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나에게 책과 글은 내 인생이라는 놀이터의 놀이기구다. 놀이터에서 노니 살아있음을 느낄 수밖에. 단지 시소가, 미끄럼틀이 재미나서일까. 아니다. 시소가 나를 하늘 높이 튕길 때 내 심장이 튀어나올 듯 환호하고 미끄럼틀에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며 내 무의식이 깨지는 감탄에 재미난 것이다.
나에게 책과 글은 단순한 언어의 나열이나 검증, 서사를 너머
나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가 땅속으로까지 쳐박아 버리는,
‘인생 한번 신나게 놀아봐라, 이런 놀이야말로 네게 제격이다.’하며 던져준 신의 선물인 것이다.
늘 그렇듯 시작은 미약했다.
매일 1~2시간만이라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글을 쓰는 것부터였다. 그렇게 엉성한 글들이 하나씩 발행되면서 좀 더 잘 쓰고 싶은 나의 의지와 '네가 매일 글을 써서 뭐하냐'고 날 유혹하는 악마의 의지가 강하게 부딪히던 어느 날, 나는 나를 구속하기로 했다. 진정한 자유란 구속이, 진정한 권리란 책임의 의무가 선제(先提)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난 나를 당분간 구속시키기로 결단했었다. 결심이야 쉽고 결정이야 하면 되지만 결단(決斷)은 무언가를 끊어내는(斷) 것이라 구속을 결단한 것이다.
구속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들자면,
1일 최소 2시간이상 글을 써서 매일 1편의 글을 발행하기로 한 결단은 읽은 책을 정리하거나 일기나 기록 수준의 글쓰기를 나의 주장, 의견, 견해, 나아가 이념, 이론, 담론, 사상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거창한 이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냥 포부가 그랬다. 당시에는 그저 막막했지만 말이다. 내 글수준이란 게 단순하게 남이 쓴 책을 기록하거나, 거기에 일기형식의 짧은 견해 정도를 기록하는 게 전부였는데 나를 성장시키고 싶은 막연한 욕구가 내 안에서 소리치는 것을 내가 들어버린 것이었다.
모든 것은 에너지로 소통한다더니 욕구의 에너지는 세상의 에너지와 소통이라도 한 듯 우연히 브런치라는 난생 처음 접하는 플랫폼을 가까운 지인이 내게 소개했고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가입했던 계기가 4달 뒤(4달 동안 가입했던 사실을 잊어버렸다) ‘어? 내가 작가가 되어 있네!’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나는 또 결단해 버렸다.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해야겠다!’라고.
그렇게 지금까지... 새벽 5시 발행은 나의 습관이 되어 있다. 독자가 많고 적고, 누군가가 진심으로 읽어주고 말고를 떠나 나를 강제구속시키는 것에는 적합했고 그렇게 쌓인 글들이 이제 제법 양이 채워졌다.
양의 축적은 질적승화를 가져온다는데 나의 글쓰기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저 쓰기만 할 뿐. 독자들의 반응에 감사만 드릴 뿐. 글실력을 떠나 나의 사상은 어느 정도 정립되어 가는지, 맥을 잡아 가는지 이 또한 가늠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정리하여 쏟아낼 뿐, 글이 세상에 나오면 세상이 판단하겠지 맡겨둘 뿐. 사상의 정립과 함께 나의 삶은 궤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이 역시 나는 모른다. 미래는 미지인지라 미지의 세계로 매일 진입하는 시도가 존재할 뿐 나의 궤는 나의 인생의 끝에서 시간의 뚜껑을 열어 들춰보면 알겠지. 시도(試圖)란 전체 그림(圖)을 위한 진입에 불과하니까. 나의 하루는 미래로의 진입과 개입인 것이니까.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1일 2시간 엉덩이붙이고 써보자는 구속은 그저 취미정도로 덤볐었는데 매일 발행을 위해 에세이 1편을 써내는 것은 취미를 넘어 강제였으며 일이 아닌데 일이 되어버린, 나의 에너지와 일상을 한쪽으로 집중시키지 않고는 해낼 수 없는 시도였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주제를 잡지 못해 쩔쩔매고, 어떤 날은 6-7시간을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한, 솜씨없는 내가 솜씨가 발휘될 리 만무하니 그저 아랑곳없이 쓰는 행위의 반복, 그것만이라도 해내는 것에서 나는 만족을 키워나갔다.
우선적으로 값을 치르고 그것을 취하라는, 그렇다면 우리의 행위는 자연법칙에 의해 우리의 의지 이상으로 제어되고 특색이 가해진다(주)는 에머슨의 말을 믿으며 그냥 썼다. 그냥.
하지만, 지금은 재미가 되었다.
사실 요즘엔 재밌다 재밌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어떤 작업에서나 누구에게서나 같은 단계를 거친다.
시도하고 실수, 실패하고 수없이 자기감정과의 전투와 휴전을 반복하면서 숙련을 너머 찰나의 감미로움을 맞본 자가 ‘재미’라는 단어를 허용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고 나에게 '글로의 표현'이 숙련되었다는 표현은 과하지만 ‘글쓰는 행위’는 숙련된 듯하다. 창조된 글은 내가 판단하지 못한다. 세상이 판단할 몫이니 나는 나의 숙련을 더 연마하여 지금 느끼는 고통속의 재미가 더 깊은 감미가 되고 감미(甘味)가 음미(吟味)가 되고 음미가 누군가에게 찬미(讚美)가 되길 염원할 뿐.
중요한 사실이나 진리만을 믿고 가련다.
작은 행위의 축적은 가공할 위력을 지닌다는 사실.
양의 누적과 축적은 질적 승화인 화학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
보이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상이라는 진리.
이유없이 벌어지는 일은 없으며 이유는 반드시 결과로 증명된다는 진리.
나는 그저 행할 뿐, 창조의 결과는 세상이 허락한 그 순간 드러난다는 진리.
(주) 랄프왈도에머슨, 에머슨 수상록, 이창배 역, 1984, 서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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