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 대한 소고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아직도 모르는 절대명제 하나.
'나는 누구인가?'
많이 가진 것 같은데 없는 듯 계속 찾는 하나.
'내 삶은 어디에?'
많이 느낀 것 같은데 아직도 모르는 느낌 여럿.
'숭고함', '영험함', '경이로움', 그리고 초월된 모든.
그래서, 오래 알았지만 여전히 궁금한 사람 하나.
'나'
나는 널리 여러가지를 알고 싶은 게 아니었다.
깊이 알고 싶은 것이었다.
나는 멀리 가고 싶은 게 아니었다.
제대로 된 하나의 길을 가고 싶은 것이었다.
나는 너머를 보고 싶은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의 본질을 뚫어보고 싶은 것이었다.
나는 많은 것을 듣고 싶은 게 아니었다.
내 가슴의 울림소리 외엔 아무 것도 듣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자극적인 감각을 느끼고 싶은 게 아니었다.
내게 태생부터 함유되어 있는 저 깊은 심연의 감각을 경험하고 싶은 것이었다.
큰 것에서 작은 것이 나오고 더 완전한 것에서 덜 완전한 것이 나오니,
나의 인식과 간절함의 강도가 증대되고 지속된다는 것은
신이 날 탄생시키며 내 안에 귀속시킨 본연의 큰 내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현실에서 체감되지 않지만,
내 속의 더 큰 내가 지금의 나를 계속 생산해낸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 자리, 이 모습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더 큰 내가 연이어 자신을 드러낼 것이 증거되어졌기에.
내 안에 신이 내게 준 많은 것들이 이미 함유되어 있음을 직감하기에.
이 증거된 직감으로 완전할 수는 없지만 점진적일 수 있기에.
이제,
나는,
나를,
시험해야 할 때다.
더 큰 내가 계속 생산해낼 나는 어떤 인간으로 자랄것인지,
더 큰 인식이 연이어 꼬리를 물게 할 다음 인식이 무엇인지,
더 큰 정신이 무엇과 연합해 자신의 몸체를 키워갈지,
더 큰 가슴이 무엇으로부터 더 뜀박질을 시킬지,
더 큰 세상이 언제 어디로 나를 불러낼지,
나는 나를 신나게 구경해보련다.
싸움구경이 그리 신나다던데
나는 나와의 싸움을 매순간 구경하게 되었으니
어찌 하루하루가 신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너무나,
재미난 인생을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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