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하교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1학년 돌봄 교실에서 귀여운 남자아이 서준이가 나온다. 아이의 모습은 아직까지 유치원 티가 남아있는 앙증맞은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헐렁한 합기도 도복이 형아 옷을 입은 듯 커 보이고, 어깨에는 등보다 큰 빨간 가방을 메고 있다. 오른손은 자전거 타다 넘어져 깁스를 하였고, 왼손에는 미술시간에 그리고, 만든, 그림 한 점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안쓰럽게 보였었다.
“서준아! 그림 이리 줘 가방에 넣어줄게!” 내가 넣어줄 요량으로 말했다.
아이는 쑥스러운 듯 몸을 살짝 비틀면서 그림을 건네주며 하는 말, “선물이에요”라고 한다.
“친구한테 선물 받은 거야?”라고 물으니,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그럼 혹시 이거 나 주려고 그런 거야?”라고 묻는 내게 쑥스러워하면서 고개만 끄덕인다.
하교시간에 돌봄 교실에서 교문까지의 거리는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3월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6월이 끝나가는 시점이 되었다. 그동안 아이의 마음에 나의대한 존재는 아이가 건네준 그림 한 점에 담겨있었다. 나는 서준이에게 할머니와 같은 존재였고,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서준이의 마음에 스며있었나 보다. 나 또한 1학년 외손자를 둔 할머니이기에 1학년을 대할 때마다 할머니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서준이의 마음이 담긴 그림을 벽에 붙여 놓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본다.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