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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멍 Aug 14. 2022

가을의 초입

목적없이 산을 헤매다.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뿌리를 내리고 서있는 나무들, 

해를 향해 몸을 기울이되 기대지 않는다.

아무말없이 그저 안으로 단단해진다.


수십가지의 이유로 우울함까지 땅에 내팽겨쳐질때,

그래도 다행인건 분명한 이유를 알고 있다는것,

그리고 내팽겨칠 땅이 있다는것.


"나쁜것은 나가게 하고 좋은것만 들어오게 하는거래" 

친구가 생일 날 무심히 전해준 선물,

별거아닌 작은 물건인데 손에 꼭 쥔 채 마음이 물려버렸다.


내 마음의 주체는 결국 '나'인 걸 잘 알면서도

이렇게 수도 없이 흔들리고 또 흔들리다

작은 물건 하나에 맘을 내려놓는다.


다시 땅을 밟고 걷는다.

팔을 벌리고 선다.

발 밑으로 내려가는 뿌리,

흔들려도 좋다.

가을의 초입,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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