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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아빠 Oct 03. 2022

육아휴직 준비 1. 생활계획표 짜기

 쌍둥이 별이와 빛이를 만나고 나니 시간에 가속도가 붙어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아내의 유급 휴직 기간이 다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나의 육아휴직 기간이 시작된다.


 원래도 아이를 낳게 되면 돌아가며 휴직을 하기로 아내와 합의했었다. 우리는 끔찍이도 돈 벌러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육아휴직 시작할 때 그렇게 행복해하던 아내는 요새 심히 기분이 좋지 않다.


 심히 기분이 좋지 않은 아내 때문에 나의 육아휴직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객지 생활을 하여 양가 도움이 없이 양육을 하지만 가족계획을 세울 때부터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이유는 2가지이다.


 우선 첫 번째는 내가 생각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꼭 필요한 기간은 0세부터 만 9세쯤까지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고 필요 없을 때 물러서서 지켜봐 줄 줄 알아야 현명한 부모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영아기(0~2, 3세)와 유아 초기(2, 3~5세)까지는 인생을 살면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안정적인 정서를 쌓는 시기이고, 바른 인성의 토대를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은 그야말로 진리인 것이다. 그래서 경제적 상황이 허락되는 한까지는, 적어도 영아기(0~2, 3세)와 유아 초기(2, 3~5세)까지는 별이와 빛이 곁을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육아를 순수과학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영아기와 유아 초기에 내 아이들이 다른 변수를 받지 않는 통제 집단이 되어 오롯이 나와 아내의 영향만을 받아야 내가 원하는 육아의 결괏값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사회성이야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성이 단단히 다져져 있다면 알아서 좋은 친구들 골라서 알아서 잘 어울려 지낼 것이다. 뭐든 천천히 단계별로 차곡차곡 다져 가야 하는 법이다. 그 계단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 지금 나의 육아휴직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육아휴직을 하며 나름대로 생활계획표를 짜 보았다. 가정교육의 가장 기초 중의 기초는 생활계획표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계획표대로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야 바른생활습관이 잡히고 안정감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들을 잘 관찰하고 아이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생활계획표를 짜야한다.

 이번에 내가 육아휴직을 들어가면서 짠 생활계획표이다. 생활계획표라고 해서 어렸을 때 짜는 것처럼 동그란 양식에 그림까지 그릴 필요 없이 이렇게 러프하게 짜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그 시간에 대충 뭐할지 큰 분류만 정해놓고, 기분 따라, 애들 상황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된다.


 원래 아이들 놀이 위주로 강약을 조절하여 생활계획표를 짰지만 이번에 내가 휴직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야심 차게 도입했다. 바로 식사 준비다. 내가 육아 휴직하는 동안 주로 운영될 프로그램이다. 나는 아이들이 집안일을 당연하게 했으면 한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는 안 샐 수 없다. 집안일은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집안일에서부터 협업과 책임감, 일머리 등 일의 기초에 대해 배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점심과 저녁을 아이들과 함께 준비하며 식재료를 다듬으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소근육 운동도 하고,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미리 경험하여 거부감도 덜어 편식을 예방할 수 있으며, 나중에 요리사나 제빵사 등의 꿈을 꿀 수도 있을 것이다.


 요새 인터넷에 안전 칼과 안전 가위를 판매하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게 요리를 접해볼 수 있다. 이제 23개월 된 애들도 칼질을 나름대로 한다. 오늘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별이는 꽤 재미있어하는데, 빛이는 어려워하고 금세 싫증 냈다. 차분히 계속 접하게 하고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해야겠다. 모쪼록 알차고 성공적인 육아휴직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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