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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om P Jun 08. 2024

아픔이 웃어줄 때

아픔이 가끔 웃어줄 때가 있다.

내가 그 녀석을 쓰다듬어줄 때, 그때 아픔은 내게 웃어준다.


아픔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온몸에 돋아있다.

내가 손에 피를 흘리며 그 녀석을 쓰다듬아줄 때,

그때에야 아픔은 내게 웃어준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 너무 쉽게 사용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몸이 힘든 것과 아픈 것이 다르듯이, 마음이 힘든 것과 아픈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마음이 아픈 이들은 '누구나 마음 아픈 곳 한 곳쯤은 있어'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갑니다. 몸이 아픈 이에게는 절대로 하지 않을 말들을 들으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마음 아픈 곳 한 곳쯤은 있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마음의 병을 없앨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살아가는 방법을 익힐 수는 있습니다.


손을 뻗어 마음의 아픈 구석을 쓰다듬어 보세요. 살갗이 찢기는 것처럼 아플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다듬어 보세요. 어느 순간 아픔이 훌쩍이며 나를 바라봅니다. 무시해서 미안해. 외면해서 미안해. 너는 분명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너의 몸에 돋친 가시들은 나로부터 너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구나. 이렇게 이해해 주세요. 어느 순간, 아픔이 슬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그렇게, 우리 마음속 아픔과 화해를 시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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