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재도 Jun 23. 2023

나는 시를 본다

사진으로 보고 에세이로 소통하며 시로 공감한다


하늘 편지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의 숨결로 

편지를 써서

하늘 위에 띄웁니다     


새들이 날아와 

편지를 물고 갑니다

새들의 눈동자는 

눈물에 젖어 있습니다     


새들의 날개에 응고된

추억의 그림자가 내려앉고

석각(石刻)처럼 새겨져 

화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이라는 그리움은 

시간의 물결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부질없는 일인 줄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전할 수 없는 

그리움을 향한 그리움을  

주소 없는 하늘 편지에 

마냥 실어 보냅니다          




       


사랑이 전제된 것도 아닙니다. 

마음 바탕에 후회와 미련이 깔려 있지도 않습니다. 

연민을 동반한 것은 더욱 아닙니다. 

그런데도 시간의 흐름에 끝내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오히려 시간의 물결을 타고 석각(石刻)처럼 

가슴에 더 깊이 새겨지는 그리움이라는 그리움.

그리움이라는 언어 그 자체로서의 그리움.

순수한 그리움이란 이런 그리움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순수한 그리움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시를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