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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re Jul 26. 2023

작은 것들이 주는 선물


열심히 노력해서 합격한 초등학교 정규교사를 어느날 퇴사하였다. 나에게 그것은 실패였다. 그리고  삶의 반은 실패나 다름없었던 결과를 보여주던 사건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부끄러웠던 , 차마 소리내어 울수 없었던 , 퇴사를   그렇게 조용히 나는 나를 잊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살아갈 용기를 찾고 싶었다. 나를 잃어버렸던 시간들을 되찾고 싶었다. 나는 앞으로도 살아낼 시간이  많은 내나이 아직 청춘이었다. 그것은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있는 시간이 있다는 의미였다. 나는 다시 나를 찾기로 결심하였다. 이제부터 나의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퇴사를 하고도 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동안 프리랜서로서의 새로운 나를 구축하기 위한 나날들로 바빴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읽고 , 쓰고, 걷는 라이프 일상을 살고 있다. 언뜻 보면 참 지겨운 듯한 라이프 루틴이다. 하지만 이 루틴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선물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게 해준 선물이고, 앞으로 베스트 버전인 나를 만들어 갈 가장 큰 선물이다.


나는 대표적 infp이다. 매우 감성적인 사람 말이다. 나는 나보다 감성적인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것같다.

사소한 말에도 감동받고 정을 느끼고 한편으로 나의 마음이 거절받는 것 같으면 상처도 더 깊이 느낀다. 나는 오늘 문득 선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작은 것 하나에도 진심과 사랑이 담겨있다면 그것은 내게 선물로 남겨진다. 그것이 선물의 깊은 의미다.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다. 그렇기에 이 루틴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내가 나에게 주는 진심과 사랑이 깃든 루틴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의 작은 일상이 주는 선물에 대해 써볼까 한다.




당신에게는 어떤 선물이 남아있나요


먼저 기억에 남는 내가 받은 몇가지 선물 이야기를 해보겠다. 첫번째 에피소드. 몇달전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 그리고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며 목이 안좋아졌는데 그 이야기를 우연히 만난적도 없이 전화만 하두번 한 지인이 듣고는 별로 친하지 않은 나에게 비싸고 귀한 약을 택배로 보내주었다. 친한 친구도 하기 힘든 선물인데 너무나 놀랍고 감사했다. 요즘은 기프티콘으로 선물을 주는것이 대세이런 선물은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그 사람을 특별하게 생각되게 되어졌다.


두번째 에피소드. 어릴때 중학교때 서울로 전학을 왔다. 난 그때 친구들에게 선물로 편지를 잔뜩 받았다. 거의 몇상자가 될 정도였다. 그때 난 친구들이 내게 베풀어준 사랑과 그 추억을 잊지 못한다. 우리 우정이 가짜는 아니었구나 우리가 진짜 우정을 나누었구나 나를 그리워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어릴적 무언가 모를 무클함이 밀려왔다.


세번째 에피소드. 고등학교때 한 친구는 내게 비밀노트를 한권 써서 내게 두꺼운 책 한권을 주었따. 그 이후로도 그녀는 노트를 가득 채워 비밀노트를 내게 주었다. 그것은 우정의 러브레터였다.


네번째 에피소드. 한 친구는 나에게 오랫동안 수고롭게 접은 종이학 천마리를 나에게 주었다.



선물, 내게 남아있는 것의 의미란


많은 선물을 주고 받았지만 진심이 담긴 선물은 그때의 향기와 추억과 사랑이 담겨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물에 마음이 얼마나 깃들어 있느냐이다. 어떤 선물이라도 상관없다. 오프라 윈프리의 친구는 어느날 그녀의 현관앞에 선물을 놓고 갔다. 집 뒤뜰에서 갓 딴 샛노란 레몬을 가지와 잎사귀째로 하얀 그릇에 담아 초록색 리본으로 묶고 "굿모닝"이라는 쪽지를 남겨두었다.  그 모양새나 선물을 전하는 방식의 단아함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레몬이 말라서 쪼그라든 후에도 그 그릇이 놓였던 자리를 지날때마다 친구의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 "굿모닝"을 기억하기 위해 레몬을 담은 그릇을 스스로 준비해서 주위에 놓아둔다.



선물이란 이렇듯 작은 일상에 간소하게 작은 물결을 일으키는 것 아닐까? 굿모닝이란 글씨는 얼마나 이쁘고 단아할까 샛노란 레몬은 얼마나 이쁘고 아름다울까 현과 앞에 그 레몬을 보았을때 얼마나 기뻤을까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그친구의 그 단아함이 너무나 아름다운 의미로 내게 다가온다.

 


요즘 현대인들은 어떤 선물을 주고 받을까. 기프티콘 외에 감동을 주는 선물을 주고 받을까? 나는 기억속 뇌리에 남을 몇가지의 소중한 선물을 받았지만 일상속에서 나느 특별한 선물을 많이 받고 있다.  아이가 주는 미소, 엄마가 챙겨주느 결명자차, 깨끗한 방이 주는 단아함. 책이 주는 지혜들, 바람에 스쳐가는 살결의 보드라움, 야경이 빛나는 벚꽃,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하루에도 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선물을 받고 있다.  방금 만보걷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 집앞에 붉게 물들어 있는 노을은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그것은 내게 선물이었다.







작은 일상에서, 나를 찾아가는 것


나의  삶의 질이 현저하게 높아졌던것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고 그 음악을 끊임없이 언제나 원할때마다 다양하게 들을수 있게 되면서 부터이다.   나는 사실  감정이 뜨거운면도 있어서  눈물젖는 호소하는 감성의 음색을  일부로 듣곤했는데  듣다보면 나도 그눈물에 젖어들어가서  기분이  다운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알수없이 의미도 없이 그 느낌에 빠져들어 시간낭비와 감정낭비를 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어느순간 나의  다른 자아를 깨닫게 되었고  그것은 내가  사실은 차갑고 조용하고 잔잔한 감성  또한  가지고있다는것을 인정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내가 선호하는음악을 찾기가 어려웠다. 몇번 들으면 지겨워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장르를  힘겹게 어느날 행운이 닿아 불현듯 알아냈을때,  그 쾌감과 황홀함이란.  내가 선호하는취향의곡들을 틀어놓으면 마음도 저절로  내가 선호하는쪽으로  흐르고 나는 평온해지게 되는것이다.  


내가 좋아하는곡은  올드재즈 같은 곡이다.   까페에서 흐르던 노래를 드디어 집에서도 듣게 된 것이다.  내방이 까페로 바뀌었을때의 그순간이란.   나는 내방을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책과 커피로  채우고  까페인 듯 방인 듯 나만의  세계를  점점 구축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점점  나의 개성을 찾아가고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은 날들이 주는 선물은 이렇게 작은 일상에서 나를 찾아가게 해준다. 이런게 바로 선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성공하지 않아도 잘나지 않아도 하루하루 감사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이 우주에 깃들어 사랑으로 우리를 치유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게 해줄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사랑을 담아본다. 내 사랑이 전달되도록.



이제 내게 퇴사는 더이상 실패가 아니다. 희망을 만들어가는 첫출발인 날이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구분짓는 삶도 살지 않을 것이다. 오직 내가 나다운 삶이라면 그것이 내게 선물이고, 선물같은 삶이야 말로 내가 평생을 추구해야만 하는 나날들이다. 나는 읽고 쓰고 걷는다. 그 속에서 아름다운 일상을 보내며 나를 찾아가고 있다. 참 아름답고 단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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