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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Apr 12. 2024

샤넬을 유혹한 여자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고마츠 나나

당대 최고의 탑스타가 궁금하다면 CHANEL의 앰버서더를 주목하라

Stories: Kristen Stewart vs Nana Komatsu

CHANEL을 유혹한 두 사람의 패션 세계 탐구 




대체불가한 아우라로 패션계를 사로잡은 두 사람,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와 고마츠 나나(Nana Komatsu). 그녀들만의 유니크한 매력을 탐구해 보는 시간.





CHANEL은 아무나 선택하지 않아


당대 최고의 톱스타가 누군지 궁금하다면 CHANEL의 앰버서더를 주목하라. 오랜 역사와 높은 퀄리티,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전 세계 패션계를 좌지우지하는, 그 유명한 CHANEL이 선택한 얼굴이니까. 일단 우리나라에선 블랙핑크의 제니가 글로벌 엠버서더로 활동 중이니... 다른 나라의 엠버서더들 역시 이에 반할 만큼의 막강한 인지도가 기본 조건 되시겠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좌)와 고마츠 나나(우)
ⓒchanel.com



우선 미국으로 가보자. 2013년부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앰버서더 자격을 유지 중인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녀는 2013/14년 파리-달라스 공방 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CHANEL과의 협업을 진행한다. 로데오 문화에서 착안한 이 컬렉션 속 크리스틴은 멋진 카우걸로의 변신을 꾀하는데, 촬영을 맡았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그녀의 강렬한 눈빛에 찬사를 보내며 완벽한 모델을 찾은 것에 대한 감격의 소감을 남긴다.



크리스틴이 처음으로 참여한 CHANEL 캠페인
ⓒnitrolicious.com



또한 2015년, 칼의 단편 연출작인 원스 앤 포에버(Once and Forever, 2015)에선 젊은 코코 샤넬(Coco Chanel) 역으로 캐스팅되었고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2021 PRE-FALL의 런웨이에는 단독으로 초청받아 홀로 쇼를 관람하는 엄청난 대우를 받기도 했다.

어디 이뿐인가. CHANEL의 수석 디자이너 비르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는 2023년 SS 컬렉션의 뮤즈가 크리스틴 스튜어트라고 밝히며 그녀에 향한 열렬한 애정을 과시했다. 엠버서더가 브랜드 홍보에 집중된 개념이라면, 뮤즈는 브랜드 자체를 모에화(?) 시킨 거라 보면 될 듯. 최근 CHANEL의 행보가 이전의 클래식함과 페미닌한 분위기에서 좀 더 쿨하고 보이시한 느낌으로 변해가는 걸 눈치챘다면, 이제 깨달았는가. 이게 다 크리스틴 때문이라는 걸.



영화 원스 앤 포애버 속 코코 샤넬ⓒ imdb.com
2021 PRE-FALL 컬렉션을 단독으로 관람한 크리스틴ⓒdazeddigital.com
2023 SS 컬렉션 의상을 착용하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크리스틴ⓒglamour.com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배우 고마츠 나나도 2015년부터 꾸준히 CHANEL의 하우스 앰버서더로서 화려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앞선 제니와 크리스틴 보다는 살짝 기여도가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CHANEL의 디자인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런웨이 현장에서 주목 1순위를 따내곤 했다. 쇼만 열렸다 하면 인스타에 쏜살같이 업로드되는 셀럽 사진들 속에서 그녀를 찾는 건 무척 쉬운 일.



ⓒnk-international.org



이러한 대중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나나는 2023 FW 시즌의 메인 비주얼로 발탁되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한다. 한 브랜드가 오롯이 한 인물에게 집중하여 컬렉션을 꾸린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앰버서더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비르지니는 나나야 말로 CHANEL이 갖고 있는 우아함에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는 인물이라 칭찬했고, 컬렉션 티저 영상에서 목격된 그녀의 모습은 그런 브랜드의 기대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CHANEL 2023 FW 캠페인 속 고마츠 나나ⓒdesignscene.net








크리스틴 스튜어트 VS 고마츠 나나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는 것일까. 이토록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패션이.





크리스틴에게 트와일라잇이 없었다면


크리스틴에게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크리스틴도 없지 않았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뱀파이어의 세계 속으로 겁 없이 뛰어들어가는 주인공 벨라 역으로 화제가 된 것도 모자라, 함께 열연했던 배우 로버트 패틴슨과의 열애로 엄청난 관심을 받았으니까. 영화 속 커플이 현실 커플로 이어지다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영화에서 연인으로 만나 현실에서도 사랑에 빠져버린 트와일라잇 커플ⓒdevdiscourse.com



하지만 뱀파이어처럼 영생할 줄 알았던 이 둘의 사랑도 결국 3년 만에 종결된다. 이유는 크리스틴의 외도. 그러나 이 세기의 연인을 응원하던 팬들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또 한 번의 묵직한 고백이 터져 나왔으니, 바로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것이다. 대중은 크나큰 혼돈 속에 휩싸였지만 결국 그녀의 독보적인 마력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커리어는 그 후로도 무사히 승승장구하게 된다.



2021년 약혼 소식을 전한 크리스틴과 작가 딜런 메이어
ⓒpeople.com



크리스틴이 작품을 선택하는 능력은 대단하다. 그녀는 이미 하늘을 찌르는 지명도를 갖고 있음에도, 오히려 실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인디 작품들에 출연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바로 이 이례적인 선택이 그녀의 연기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고 본다. 특히 퍼스널 쇼퍼(2016)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라간 스펜서(2021) 속의 연기는 정말 황홀하다.



영화 런어웨이즈(2010)에서 전설적인 락스타 조안 제트(좌)를 연기한 크리스틴(우)ⓒextratv.com
퍼스널 쇼퍼(2017)와 스펜서(2022)의 한 장면ⓒthinkmovies.it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터가 강력추천하는 그녀의 주연작은 따로 있다. 바로 2012년 작인 온 더 로드. 비트 문학을 대표하는 잭 케루악(Jack Kerouac)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미숙하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진 청춘들의 여행기를 그려낸다. 물론 내용도 내용이지만 사실 크리스틴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추천.



온 더 로드(2012)ⓒhollywoodreporter.com






나나에게 교복이 없었다면


그렇다면 고마츠 나나에겐 교복이다. 그녀에게 교복이 없었다면 아니, 그녀에게 교복이 이렇게 잘 어울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그녀도 없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교복핏을 가진 인물이니까.



ⓒpinterest



그래서 그런지 학생 신분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이 꽤 된다. 상상할 수 없는 비밀을 감추고 있는 야쿠자의 딸로 등장한 영화 갈증(2014), 우연히 만난 한 소년과의 해프닝 속에서 진한 성장통을 경험하게 되는 소녀 모델 역의 물에 빠진 나이프(2016), 아르바이트 중인 레스토랑 점장님에게 첫눈에 반하는 고등학생을 멋지게 소화한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2018)까지. 이 영화들을 전부 다 보고 나면, 남는 건 일본 영화 특유의 오글거리는 연출에 대한 항마력과 교복핏을 수려하게 소화해 내는 나나의 모습뿐이다.



맨 위부터 갈증, 물에 빠진 나이프,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cinemaescapist.com, ⓒimdb.com




일본은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이며, 상복도 꽤나 있어서 일본 아카데미를 비롯한 아시아 영화제에서 수상도 많이 했다. 또한 독특한 마스크 덕분에 패션 화보나 CF, 뮤직비디오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그중 최고는 역시 교복핏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변신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신비한 분위기를 갖고 있어서 그런지, 아마 그녀에게 입덕한 사람들도 꽤나 많지 않을까 싶다.



Vaundy의 뮤직비디오에 출현한 나나ⓒVaundy 유튜브
모델 출신 답게 매거진에 많이 등장하는 모습ⓒpinterest



나나의 출연작 중 에디터의 추천은 실: 인연의 시작(2021)이다. 엇갈린 운명 속에서 끈질긴 사랑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현재 남편인 스다 마사키와의 긴밀한 호흡과 나나의 발전된 연기력을 만나볼 수 있는 수작이다. 뻔한 클리셰를 미리 깔고 가는 내용이기에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다 알면서도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게 바로 클리셰의 유혹 아니겠는가.



실: 인연의 시작(2021)ⓒmubi.com






승자를 가릴 수 없는 패션계의 두 여왕님


마지막으로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주제! 바로 크리스틴과 나나의 패션이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착장에 충분한 영감을 가져다줄 테니 준비 단단히 하시길.



ⓒpinterest



우선 수많은 손민수들을 낳았던 크리스틴의 일상룩이다. 스키니에 티셔츠, 가끔 플란넬 셔츠와 레더 재킷. 정말 간단한 아이템 만으로 구성된 룩이지만 크리스틴 특유의 자유분방한 미가 결합되어 독특한 케미를 이룬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편한 착장이기에 그녀의 스트리트 패션은 언제나 화제의 우선순위에 올라있다.

무엇보다 가장 맘에 드는 건 각종 스니커들의 향연인 그녀의 슈즈 선택. Vans부터 Converse까지 맘만 먹으면 내일 당장이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아웃핏이다. 언젠가부터 긴 생머리를 청산한 뒤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덕분에 젠더리스한 포텐이 터졌다! 이미지 변화가 매우 중요한 배우의 관점에서보면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다.



ⓒinstyle.com, ⓒpinterest



하지만 공식석상에선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크리스틴 패션의 킬링 포인트다. 평소 편안함이나 자유로움과는 거리가 먼 도발적이며 도전적인 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슈트부터 드레스까지 거침이 없고, 락 시크와 걸리시 사이를 넘나들며 급진적인 변혁을 이룬다. 수많은 스타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더 개성있게 빛날 수 있는지 그녀는 확실히 캐치하고 있는 것이다.



ⓒelle.com




이에 비해 고마츠 나나의 일상룩은 평소 러블리한 자신의 이미지와 걸맞은 아기자기한 무드로 가득하다. 거의 여친짤 생성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웨어러블 하면서, 동양인의 머리색과 피부색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 선택 역시 수준급이다. 일본 특유의 키치한 감성이 곳곳에 드러나는 것도 중요한 특징.



ⓒpinterest, ⓒnk-international.org



나나 역시 크리스틴처럼 공식석상에선 전혀 다른 분위기로 관중을 압도한다. 어찌보면 난해하게 느껴질 강렬한 시도들이 난무하지만 보기엔 전혀, 어리둥절한 느낌 하나 없이 스무스하게 어우러지는 게 참 신통하다.

최근엔 짧은 단발을 고수하고 있는데, 기존의 소녀스러움에 반하는 이미지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 선택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다. 이전엔 찾아볼 수 없었던 성숙하고도 우아한 매력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했으니까.



ⓒnk-international.org



최근 고마츠 나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엄마가 되었음을 알렸고,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유명 잡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연인과 결혼 후 아이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프로페셔널한 삶 속에서도 개인적인 삶을 지켜내기 위해 열심인 그녀들의 노력이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값지게 다가온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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