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LAB: GUIZIO
Brand LAB: GUIZIO
단돈 400달러로 인기 브랜드 런칭하기
최근 젠지들의 위시리스트를 점령한 브랜드. 그 이름 GUIZIO.
GUIZIO를 알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세 달 전. 셀럽들의 수려한 착장샷을 강박적으로 모으던 중 자꾸 눈에 밟히는 이름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처음엔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브랜드 네임에 홀려 본격적으로 구글링을 해봤더니...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셀럽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을 줄이야.
내가 느낀 GUIZIO의 첫인상은 이렇다. 상큼하다. 걸리시하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섹시함도 서려있다.
특히 당장 구매를 결심한 GUIZIO의 베스트셀러, 모헤어 카디건은 부드럽고 포근한 소재 더하기 신체의 실루엣을 충실히 살리는 디자인으로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잡는다. 옛말에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패션 역시 마찬가지다. 대히트를 친 아이템 하나만 보면 그 브랜드를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GUIZIO 사랑에 진심이다.
여성의 다채로운 매력을 표현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편안하고 무난한 느낌으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것이 GUIZIO의 장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화려한 아이돌 의상에서도, 무대를 떠나 일상을 즐길 때의 모습에서도, GUIZIO의 아이템을 자주 마주할 수 있다.
또한 업사이클링 데님 역시 GUIZIO의 또다른 무기다.
80-90년대에 생산된 데님들을 그들만의 색으로 업그레이드 하여 도회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특징.
GUIZIO의 수장, 다니엘 귀조(Danielle Guizio). 어릴 적부터 티셔츠를 DIY 하며 패션에 대한 큰 꿈을 품어오던 그녀는 성인이 된 후, 야심 차게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런칭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유년시절부터 줄곧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고, 대학 학비는커녕 살 곳조차 마련하기 힘들 정도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22살 무렵엔 간에 종양까지 생겨 간 전체의 약 절반을 잘라내야 하는 큰 수술까지 겪었다고. 물론 경과가 좋아서 일상에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으나 당시엔 체력도 열정도 모두 소진된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위기의 상황에서, 오히려 디자이너에 대한 꿈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고백한다. 우리에겐 단 한 번만의 인생이 있으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함을 죽음 앞에서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다.
이후 그녀는 더욱 적극적인 실행력을 발휘한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얹혀살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 집 지하실에서, 약 400달러의 돈만으로 무작정 GUIZIO의 런칭을 준비했던 것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남자친구의 여동생과 합심해 티셔츠를 만들고, 그것을 SNS를 통해 판매한 것이 그들의 첫 행보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 같은 소식이 찾아온다. 카일리 제너가 그녀의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것이다. 이후 스타일리스트의 입소문을 타게 된 GUIZIO는 벨라 하디드(Bella Hadid)와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 등 셀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2019년 6월, 포브스(Forbes)는 다니엘 귀조를 30대 미만 영향력 있는 30인에 선정하며, 그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열정과 함께 끈기를 발휘하면 실제로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하는 완벽한 패러다임이라고.
SNS를 활용한 GUIZIO의 마케팅 방식은 탁월했다. 지금이야 SNS가 마케팅의 핵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녀가 브랜드를 런칭했던 2014년엔 그리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었으니까. 이처럼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다니엘은 젠지들의 열광하는 디자인 감각은 물론 훌륭한 선구안까지 가진 인재 중의 인재였다. 이런 GUIZIO의 성공은 현재까지도 디지털 네트워크를 이용한 브랜드의 주요 성공사례로 항시 언급될 정도.
편안함이야 말로 자신감입니다.
GUIZIO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하다. 일단은 편안함이다. 하지만 자꾸 욕심이 나는 듯 하다. 캐주얼하면서도 페미닌 하며, 섹시하면서도… 편안한 의상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여러 인터뷰에서 꾸준히 밝히는 중이니까. 하지만 우리에겐 희소식이다. 세상 모든 여성들이 패션에 간절히 바라는 요소들을 완벽히 파악하고 그것을 실행하려 하는 중이니 말이다. 나아가 그녀는 하나의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 다재다능한 현대 여성들의 성향을 존중해 계속 새로운 도전으로 브랜드의 활력을 더한다.
올해 9월 22일, GUIZIO는 패션의 도시인 뉴욕에 첫 번째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했다. 어둡고 비좁았던 지하실에서 나와, 마침내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도시의 한복판에 나만의 공간을 당당히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제가 이루어 낸 모든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완성된 것 같지 않습니다. (다니엘 귀조)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