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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청안 에세이작가 Feb 20. 2021

알아야 즐길 수 있는, 클럽하우스 (클하의 세계)

곧 - 좋은 모더레이터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앱의 사용방법, 초대권 등에 대한 내용은 없으니 참고해주세요.



미쳤다. 순전히 호기심으로 입성했던, '클럽하우스'에 미쳐버렸다. 일명 '클하 폐인'이 된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앱을 켜놓고 뭔가를 듣고 있다. 몰랐는데, '클라밸 (클럽하우스 적당히 하고 현생 챙기라는 경고 단어)'이라는 말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클럽하우스 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를 제외하고는 폐인 수준의 지인이 없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들은 클럽하우스 이용법을 모른다. 지금부터 알아야 즐길 수 있는 '클럽하우스'의 세계를 소개한다.


클럽하우스를 경험한 사람은 보통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나 같은 '폐인' 수준으로 클하에 빠져드는 사람. 두 번째는 '들어가 봤는데, 뭐가 재미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하고 생각하며 클럽하우스를 전혀 즐기지 못하는 사람. 세 번째는 '내게 유용한 방이 생기면 종종 이용하지만, 딱히 재미는 못 느끼는 중도파. 만약 당신이 두 번째 유형(클하 노잼파)과 세 번째 유형 사람들(클하 중도파)에 속한다면 해결법은 단 하나다. '팔로우'를 늘려야 한다.


우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익숙해져 있다. 앞의 두 가지 플랫폼에서 내가 먼저 팔로우(선팔)를 하는 때는 대부분 '원래 아는 지인'이거나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이다. (맞팔을 노리거나 이상하게 이용하는 분들 제외) 그래서 사람들 대부분 '팔로워(추종자)'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리고 그게 일종의 평가지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클하는 팔로우(클하에서 following) 숫자가 중요하다. 그것도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팔로우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플랫폼이 '방'에 들어가서 듣거나 말하거나 진행하거나! 이게 전부인 구조기 때문이다.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 친구가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 친구가 입장한 방이 내 페이지에 활성화된다. '유익한 팔로우 활동'은 나를 좋은 방으로 데려간다. 가입 직후  관심사에 따라 '외국어(주로 영어)'방만 뜨는 신규 유저는 이 점을 알아야 '클하의 맛'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생기는 현상이 있다. '좋은 모더레이터'를 따라서 방을 이동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좋은 모더레이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이다.  '모더레이터'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클하 폐인'들은 '어떤 모더레이터가 듣는 이에게 어필하는가', '어떻게 해야 저 밑에서 듣고만 있는 사람들을 말하게(스테이지로 올린다고 표현함)할 수 있을까'고민한다. 즉, 내가 개설한 방으로 유입시켜 여러 사람이 토론할 수 있는 '장'을 잘 만들어보려는 다양한 시도와 테스트, 설문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분들을 팔로우해야 한다. 5박 6일 이용해 본 결과 내가 추천하고 싶은 분들을 모았다. 이분들을 열심히 따라다니면 클럽하우스가 재미있어진다. (적었다가 이분들이 원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삭제했어요. 양해 바랍니다.)


며칠간 클럽하우스에 드나들며 계속해서 하게 된 생각은, '말 잘하는 사람은 많고, 말 못 하는 사람은 더 많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쓰고 있었는데 우연히 들어가게 된 방 : '클하'를 어떻게 마케팅에 이용할 것인가 때문에 글이 마무리가 안된다. (아 ... 하지만 오늘 안에 글을 올리기로 약속한 바 있어 급하게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머리 터질 것처럼 생각이 많아지도록 만들어준다는 점도 클하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클하 마케팅' 방에서 느낀 점 : 마케터 들은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을 다 생각하고 있었군)


좋은 강연가와 전문가는 많다. 하지만 유명해졌다고 해서, 다 '진짜'는 아니다. 알맹이가 없는 사람들이 유명해지는 경우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강연 혹은 만남에서 '처절한 실망감'을 느낀 적이 많았기 때문에 '진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클하'라는 교묘한 플랫폼이 정말 좋다. 곧 '클하의 세계'에서 자신의 '진짜 알맹이'를 보여준 사람들이 득세하여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능한 모더레이터를 각 산업군에서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위한 시도도 더욱 활발히 논의될 것이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이미 시작됐네.






*** 이 글을 보게 된 모더레이터 분들께 드리는 개인적 의견

 

참여자들이 자기소개를 하는것에만 1시간이 넘어가면 듣는 사람은 지칩니다. 잘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주세요. '자기소개'를 전혀 안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아요. 말하는 사람에 관심이 가면 프로필을 살펴보게 되게 되니까요.


오디오가 물리면(여러사람이 동시에 얘기하게 되면) 피로도가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저는 오디오 물림이 십분 이상 지속되면 토론 내용이 흥미로워도 방에서 나가는 편입니다.


방이 처음에 개설되면 중간에 들어간 사람 입장으로써는 좀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뭐하는 방인지도 모르겠고 분위기 파악하는데 약 1분 정도 소요되는데, 모더레이터가 중간 중간에 '지금은 이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라고 정리 해주면 좋겠어요.


클럽하우스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니까, 너무 장난스럽게 운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연습삼아 개설하는 방에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듣습니다. 당신의 발언에 대해, 당신이 모더레이터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고 평가합니다.


좋은 모더레이터가 있는 방에는 자연스럽게 체류 시간이 길어집니다. 모더레이터 활약시 많은 인원이 유입되도록 만드는 노력은 어떻게 보면 간단해요. 팔로워가 많은 유명인이 그 방에 들어가면 단숨에 해결됩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방은 아니지요. 스스로의 역량으로 리스너들의 체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시고 연구해주세요. ^^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어리석고 타인에 대해 현명합니다. 클하를 하는 많은 분들이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름길로 가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진정성을 보여주세요.


형식적인 공감은 지양해주세요. 말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말하는지 예의상 하는 말인지, 칭찬을 해줘야 될 것 같아서 배려심으로 해주는 것인지 훤히 다 파악됩니다. 진심으로 공감되는 부분만 긍정적인 리액션을 보이고 다른 부분은 그냥 넘기셔도 됩니다. '00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도만 하셔도 모두가 불편하지 않아요. 억지로 뭔가를 끌어내서 공감하는 척 하시면, 듣는 사람이 오히려 민망스럽습니다.


그리고 '내가 스피커들을 보듬어줘야해' , '이 방을 통제해야 해'라는 불안감을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아무리 친절하고 따뜻하게 표현하며 진행해도, '나는 너희들의 우위에 있지'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오히려 권위적인 느낌이 들곤 합니다. 클하의 매력은 통제 불가능에 있다고 생각해요. 예측이 어렵고 변수가 난무하는 이 판을, 온전히 즐기도록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다방면에서 행복한 활동을 시작한 많은 모더레이터 분들,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피커로 활약하는 #클하폐인 분들 무한 응원합니다.  저는 프로 리스너로써 여러분들 모두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앱(클하)에 대해서 이런 글을 남길 줄은 몰랐지만,
다음 글은 '클럽하우스의 찐 매력'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볼까 합니다. ^^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절로 깨달은, '아 이렇게 하면 나도 스피커 하면서 욕은 안먹는다' 시리즈를 만들어 볼 까 합니다.내일(이 아니라 벌써 오늘...)은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현생을 챙기려면 자야하는데 저는 언제 잘 수 있을까요. 생각해보니 퇴근하고 밥도 안 먹었네요.




#제발클하좀그만해 #제가저에게하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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