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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May 29. 2024

베트남 8년 차, 드디어 하롱베이 크루즈 타다.

[육아해우소 (39)]


# 하노이 여행 필수코스를 드디어?!


갑자기 남편이 하롱베이 갈래? 하고 말했다.

고객사에서 베트남 출장을 오는데 우리 가족도 초대를 한다고.

원래 같으면 으응? 하며 하빈이를 데리고 어떻게 가지 걱정부터 됐을 텐데 나는 바로 ‘좋아!! 너무 좋아!‘라며 대답했다.

이미 깟바여행으로 검증된 하빈이의 협조.

더군다나 크루즈에서의! 바다 한가운데에서의! 하룻밤인데 누가 마다할까.


우리는 토요일 아침 7시, 차를 1시간 30분 타고 휴게소에서 고객사 분들과 인사하고 1시간 더 차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크루즈까지 또 1시간 보트를 타고 들어갔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발한 우리는 보트에서 좀 지쳤지만 무사히 크루즈에 탑승했다.

생각보다 시설도 좋았고 우리는 신나서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평소처럼 어른 의자에 앉아 밥을 먹던 하빈이가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밑으로 쿵 떨어졌다. 남편이 달랜다고 밖으로 나갔고 금방 그치는 하빈이이기에 나는 안심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원래 울음을 그치고도 남을 시간인데 계속 우는 하빈이. 이상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남편이 내 이름을 부르며 손을 보여주는데 피가 흥건한 게 아닌가. 나는 피를 보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우리 소리를 듣고 다른 일행분들도 나왔다. 일행분들 중 한 분이 간호사여서 응급처치를 해주셨고 다행히 두피가 살짝 까진 거였다.


우리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놀라서 계속 우는 하빈이와 먼저 방으로 내려갔다.

방에 내려온 하빈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놀고 잘 먹었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내려왔는데 방으로 음식을 가져다주셔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렇게 이제야 바깥 바다와 섬들이 보이고 너무 좋다며 감탄했다.

딱지 이쁘게 앉으라고 붙인 반창고ㅎㅎ
신난 부자지간


그렇게 밥을 먹고 액티비티 시간이 됐는데 일행분이 하빈이를 봐주신다고 둘이서 카약도 타고 바다 수영을 하라고 배려해 주셨다. 덕분에 바다 한가운데에서 카야킹도 하고 구명조끼 입고 수영도 즐긴 우리. 깊이가 가늠이 되지 않고 물살도 세서 무서웠지만 재밌었던 수영.


그렇게 피곤했던 하빈이는 늦은 낮잠 두 시간 자고 일어나 밥 한 공기 먹고 한 시간 놀다 잠이 들었다.

피곤했던 우리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솔솔 나오는 바다 위에서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


다음날 새벽, 혼자 자다가 셋이 자서 그런지 하빈이는 일찍 잠에서 깼고 우리는 조식을 먹으러 갔다.

비가 엄청 쏟아졌고 우리는 쏟아지는 비를 보며 쌀국수 한 그릇씩 뚝딱! 하빈이도 혼자 한 그릇 뚝딱!

그렇게 조식을 먹자마자 나룻배를 타고 킹콩 촬영지를 한 바퀴 돌았다. 마침 비 그친 직후라 덥지도 않고 딱 좋은 날씨. 고요한 바다 위에서 비현실적인 경관을 보고 있자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하빈이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게 기특하면서도 귀여웠다.  


크루즈 투어는 정말 좋은 기억을 남겼고 우리는 다른 일행분들이랑 와서도 이렇게 좋았는데 우리 셋이서 오거나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랑 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롱베이가 관광지가 된 지 꽤 세월이 되어서 그런지 시설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베트남스럽지 않고 완벽했다. 불편함이 없었다.


멀지 않은 날에 또 만나고 싶은 경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함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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