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부러웠어요. 가끔 올케와 아빠가 친근감있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부럽더라고요. 저는 사실 아빠와의 관계가 유연하지 않아요. 단연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우리 아빠라고 말할 수 있지만... 단둘만 있는다는 것을 상상하면.... 흑~, 손에 진땀이 쥐어질 정도로 불편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아빠가 어려웠어요.
딸에게 그다지 살갑지 못한 아빠의 말투와 태도, 군인도 아닌데 군인보다 더 군인 같은 절도 넘치는 모습들로부터 기가 죽은 것 같아요. 역시 엄마도 저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무조건 아빠의 말을 순종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가정이었습니다.(지금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전세가 역전이 되었지만.)
우리 부모 시대가 그랬던 것일까요? 아님 우리 가족만 그랬을까요?
자라면서 부모님께 잘한다는 칭찬 한 번을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늘 염려와 걱정 속에서 자랐고 (걱정이 취미인 엄마 덕분에)
사고 치지 않고 얌전히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인 줄 알고 자랐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부모님은 저를 사랑했지만 그만큼의 표현은 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과 다르게 부모님의 애정 표현은 '잔소리'같은 뾰족한 모양으로 저를 쑤시기만 하였던 거죠.
저는 그 점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봐도 알아요~~' 이런 초코파이 선전같은 사랑이 싫었습니다.
사랑뿐만이 아니라 속상한 마음, 미안함, 고마움 등은 말로 표현해야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 멋진 말과 좋은 말을 아이들에게 많이 들려주려고 노력하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집 꼬맹이들은
"사랑해, 행복해, 너무 좋아, 할 수 있어."
이런 말들을 스스럼없이 잘하고 온몸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주변에서도
"인사성이 바르다, 착하다, 밝다, 순하다, 예쁘다, 예의 바르다"
이런 칭찬의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칭찬의 소리는 아이들의 마음에 단비와 거름처럼 뿌려져
더 이쁜 말로 꽃 피우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의 삶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쁘고 건강한 말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입으로도, 몸으로도
제가 직접 모범을 보이며 실천합니다.
가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제 행동이 보이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도 아이들에게 더 좋은 영향, 에너지를 주기 위해
저부터 이쁜 말을 시작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