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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ttlefactory Sep 07. 2022

vol.2 매일 만나는 설거지 (1) 수세미

제로웨이스트 일상 가이드

제로웨이스트 일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꿔나가야 할까? 시작이 막막하다면 <제로웨이스트 일상 가이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매 호 하나의 주제를 정해 일상 속 일회용품을 대체할 물건과 그 사용법을 제안한다.


두 번째 주제는 수세미와 세제다.


설거지를 마친 그릇은 자고로 뽀득뽀득 해야 합니다. 잔존 세제를 일 년에 소주잔으로 두잔이나 먹는 꼴이라니, '뽀득뽀득함'은 그릇에 남은 음식물은 물론 세제가 잘 씻겼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뽀득뽀득한 그릇을 만져보는 일은 기분까지 뽀득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잔존 세제와 함께 걱정해야 할 것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그물 망사 수세미, 스펀지 수세미, 부직포 수세미에 사용하는 합성섬유인 나일론, 우레탄, 폴리에틸렌 등은 거의 매일 사용하는 만큼 매일 조금씩 닳습니다. 개수대를 자세히 보면 닳은 섬유가 조금씩 뜯어져 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거름망에 걸러져서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든, 거름망보다 작아 그대로 통과해 하수로 흘러가든, 어딘가에 오래 머무르며 인간을 포함한 '자연'에 그대로 남게 됩니다.


연희동의 주민들과 보틀팩토리 식구들이 '설거지 원정대'를 꾸렸습니다. 자연소재 수세미 6가지와 설거지 비누, 소프넛을 사용해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답보다 다양한 가능성 탐색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매일 만나는 설거지 1편에서는 자연소재 수세미 6가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① 열매 수세미


수세미 열매를 말려서 섬유질만 남긴, 말 그대로 수세미입니다.


✔ 원정대의 후기

(윤주) 처음 사용했을 때는 딱딱하고 거품이 잘 안나서 한번 쓰고 말았어요. 이번에 알맞게 잘라서 쓰니까 이물질도 잘 빠지고, 잘 말라서 좋았어요. 완전 다시 보게 되었어요!

(동일) 맞아요. 물을 묻혀서 유연하게 만들고 쓰면 되는데 그걸 몰랐던 거예요. 열매 수세미를 다시 보게 된게 이번 원정대의 큰 성과예요. 개인적으로 얇게 자른 열매 수세미를 두세겹으로 겹쳐서 쓰니까 좋더라고요. 겹쳐질수록 비누가 층층히 남아있거든요.

(규영) 금방 납작해져서 설거지 할 때 손에서 겉도는 느낌이 들었어요. 딱딱한 만큼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는 게 어렵더라고요. 자르는 요령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특징

• 딱딱하고 거칠기 때문에 처음에 한 번 삶거나 설거지하기 전, 흐르는 물에 두세 번 주물러줍니다. 금방 유연해져서 사용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 통으로 구매해서 원하는 모양으로 자를 수 있습니다. 금세 납작해지기 때문에 두께감 있게 자르는 게 좋습니다.

• 건조가 빠른 게 특장점입니다.




② 압착 열매 수세미


열매 수세미를 압착해 테두리를 박음질한 수세미입니다.


✔ 원정대의 후기

(규영) 처음엔 얇고 뻣뻣했는데 사용하다 보니 유연해지고 부풀더라구요. 팬의 거친면이 잘 닦여서 열매 수세미가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거품도 잘나고 두꺼운데도 잘 마르는 편이었어요.

(윤주) 열매 수세미보다 더디게 마르고 거품도 덜 났어요.

(한빛) 처음에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몇 번 사용하다보면 풍신해지고 일단 손에 딱 잡혀서 좋았어요. 압착한 만큼 열매 수세미보다 오래 사용할 것 같아요.


✔ 특징

• 처음엔 단단하고 뻣뻣해서 물에 충분히 불려서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하다 보면 유연해지고 부풀어서 다루기 수월해집니다.

• 열매 수세미보다 눌어붙은 음식물이 잘 닦이고, 그립감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③ 삼베 수세미


삼베 수세미는 삼베 실로 짠 수세미입니다.


✔ 원정대의 후기

(윤주) 손에서 자꾸 빠져나가요. 그립감이 없어서 불편했구요. 야채나 과일은 씻을 때 사용하니 잘 닦였어요.

(규영) 거품이 잘 안나서 세제를 더 많이 썼어요. 삼베실이 세제를 먹는데 뱉지는 않는 느낌이에요.

(다운) 그물모양의 합성섬유 수세미를 오래 써왔는데 모양이 비슷하니까 대체체로서 좋다 나쁘다의 느낌없이 사용하고 있었어요. 카페 운영하면서 컵을 자주 씻는데 컵 닦을 때 편했어요. 간단한 설거지는 세제 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해서, 깨끗한 그릇들을 설거지 할 때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 특징

•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컵과 같이 간단한 식기를 씻을 때 세제 없이 설거지할 수 있습니다.

• 삼베의 특성상 세제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수세미에 직접 세제를 묻히는 것보다 물이 담긴 설거지 바스켓에 세제를 푼 후 그 물에 식기를 헹구는 설거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④ 탐피코 디쉬 브러시


식물에서 추출한 '탐피코'라는 섬유로 된 디쉬 브러시입니다. 탐피코는 용선란의 일종인 ‘아가벨 레쿠구일라(Agave lechuguilla)’에서 추출한 섬유로 광택을 위한 상업용 브러쉬, 밧줄, 카펫 등 광범위 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 원정대의 후기

(규영) 울퉁불퉁한 와플팬이나 무쇠팬, 굴곡이 있는 텀블러나 반찬통 뚜껑을 쉽게 세척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윤주) 칼이랑 도마를 닦을 때도 좋아요. 도마 칼집에 이물질이 끼거나 칼에 음식물이 많이 묻었을 때 위험하니까요.


✔ 특징

• 간단하게 헹구는 애벌 설거지에 적합합니다.

• 식기에 눌어붙은 음식물이나 굴곡이 있는 뚜껑류를 편리하게 세척할 수 있습니다.

• 솔 부분만 리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사용 전에 나무 부분을 식물성 오일로 한 번 칠하고 말려주면 더 오래 쓸 수 있습니다.




⑤ 코코넛 껍질과 셀룰로스 수세미


한쪽은 코코넛 껍질의 섬유질, 다른 한 쪽은 식물성 셀룰로스가 있는 양면 수세미입니다. 셀룰로스는 고등식물이나 조류 세포박의 주성분입니다. 쉽게 말해 섬유질의 일종으로 수세미에 사용된 셀룰로스는 펄프에서 추출되었습니다.


✔ 원정대의 후기

(동일) 여러가지 수세미를 사용하다 보니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중요한 요소였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양면 수세미랑 두께랑 모양이 비슷해서 만족스러웠어요. 이전에 쓰던 거랑 비슷해야 사람들이 더 잘 사용하지 않을까요?

(윤주) 코코넛 부분이 잘 헤지더라고요. 조금 거칠거나 집중해서 닦으면 금방 닳아서 보풀이 일어났어요.

(규영) 보풀이 잘 일어난 채로 조금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거품이 너무 잘나서 설거지하는데 쾌감이 있었어요. 반려묘 식기의 침이 잘 닦여서 좋았어요.


✔ 특징

• 거친 코코넛 부분은 눌어붙은 음식물을, 부드러운 셀룰로스 부분은 민감한 소재의 식기나 물컵을. 양면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거품이 잘 나는 게 특장점입니다.

• 코코넛 껍질의 섬유질 부분이 잘 헤져서 보풀이 쉽게 일어나고 셀룰로스 부분은 더디게 마릅니다.




⑥ 사이잘삼 수세미


식물에서 추출한 사이잘삼이라는 소재로 만든 수세미입니다. 사이잘삼은 용선란의 일종인 ‘아가베 시살라나(Agave sisalana)'에서 추출한 섬유입니다. 원산지는 멕시코와 중앙 아메리카이고 제주도에서도 자라고 있습니다.


✔ 원정대의 후기

(규영) 거품도 잘 나고 잘 닦였어요. 두루두루 사용하기 괜찮을 것 같아요.

(가은) 설명에 ‘6개월 이상 사용하지 말라’라는 말을 봐서 그런지 질겨서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신 중간중간 삶아줘야겠죠.

(한빛) 색이 밝아서 그런지 빨간 양념이 염색되서 살짝 거슬렸어요.


✔ 특징

• 사이잘삼은 닻줄로 사용될 만큼 질긴 게 특징입니다. 때때로 삶는 등의 관리를 잘 해준다면 비교적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두 겹으로 되어 있어서 더디게 마르고 색이 밝아 이염이 잘 보이는 편입니다.






*본 <제로웨이스트 일상 가이드>는 2021년 문화가 있는 날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 진흥원과 보틀팩토리가 주관하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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