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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May 30. 2024

글감-행복

매일 쓰기 연습

행복을 늘 멀리서 찾았던 것 같다. ‘나중에 이거 하면 행복할 것 같다. 저거 하면 행복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마흔이 되어서야 절실히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 재우고 옆에 누워 듣는 쌕쌕 거리는 소리, 잠꼬대하는 소리를 듣는 것 마저도 행복한 순간임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인 것을 알고 감사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밥을 차리는 일, 최근에는 정리가 어려워 힘든 분들을 찾아가 비움과 정리를 돕는 일을 하는데 그 또한 행복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매 순간 느끼는 행복을 잊지 않게 잘 기록해 두어야겠다.


텃밭에 알비료를 뿌려 준 뒤에 작물들이 갑자기 확 자라났다. 애호박 꽃 몽우리가 맺히고 방울토마토에서는 꽃이 폈다. 씨 뿌리지 않은 곳에서 작년에 심었던 깻잎이 다시 자라고 있었다.

귀엽게 딸기 열매도 두 개가 달려있었다. 어제오늘 텃밭에 물을 못 주고 나갔는데 다녀왔더니 아이들이 물을 주었다고 한다. 작물들을 기르며 4남매와 함께 나눌 이야기도 많아져서 행복했다.

옥수수 키가 작았는데 이만큼 컸다며 큰 소리로 놀라며 말하는 셋째를 보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마당에 깔려있는 천막을 걷어보더니 지렁이와 개미천국이라며 병아리를 거기에 풀어주고 먹는 모습에 신이 난 아이들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집 앞에 작은 마당이 있어 자연과 함께 클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다.


요즘 한참 말 배우기 시작하는 넷째가 누나가 건네준 물건을 받아 들고 ‘고마워’라고 정확히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누나가 “엄마 00이 이제 말 진짜 잘해”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감회가 새롭던지. ‘00아 너도 저만할 때가 있었거든?' 동생을 신기해하며 나에게 말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자기 전에 책탑을 쌓아두고 옆에 나란히 누워 “책탑 진짜 높다”라고 말하는 모습 보고도 코웃음이 나왔다. 내가 볼 땐 그다지 신기하지 않게 느껴지는 일들을 아이들은 감탄과 함께 표현하는 걸 보고 나도 더 크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일상을 바라볼 때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자그마한 것 하나에도 감격하고 행복해할 줄 아는 아이들처럼 나 역시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일어난 일들을 글로 풀어내는 이 시간도 참 행복하다.

'그렇네, 나 참 행복한 사람이네.'

5개월째 4남매 독점육아에 지칠 때도 있지만 감사를 선택하면 행복은 덤으로 오는 것 같다.

오늘도 감사하며 잠들어야지. 그럼 행복한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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