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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짱 Apr 29. 2023

일상에서 행복이란

행복 찾기

나의 미래는 직종을 선택하는 순간 어느 정도 정해진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처음 선택했던 직종에서 오랜 경력을 쌓게 된다. 물론 다양한 업종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지만 프리랜서나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나 같은 기술 엔지니어는 거의 해당 직종에서 경력을 쌓게 된다. 


내가 종사하고 있는 직종은 디스플레이장비업이다. 디스플레이라고 하지만 최근은 이슈가 되고 있는 이차전지쪽 일도 하고 있다. 장비업체의 업무는 거의 비슷한데 야근많고 휴일없고 해외 장기출장도 많다. 

디스플레이든 반도체든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새로운 공정방법이 나오면 이것을 만족해 줄 수 있는 생산 장비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사양이니 그만큼 어렵고 이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3, 4개월에서 길게는 5, 6년 동안 매달리기도 한다. 

근무환경도 뉴스에서 클린복을 입고 반도체 검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좋아보일지 몰라도 온몸을 뒤집어 쓴 천에 마스크를 게속쓰면서 엄청 높은 공압을 맞고 있으면 처음 일하는 사람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이 직종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직장에 대해 좋은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문제는 나도 그들과 같이 동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본사에서 또는 출장지에서 야근하고 나오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람들과 늦은 저녁을 먹으며 술 한잔 기울인다. 그러면서 안주삼아 상사를 씹고 갑질하는 고객을 씹는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은 이렇지 않았다. 내가 하는 대화와 그 단어가 점점 나를 정의하는 것 같았다. 모두가 암울한 미래만을 이야기하고 신세 한탄을 하고 있는데, 나도 그렇게 될 것 같아 두려웠다. 나름 지식을 가지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이런 질문을 내 자신에게 수 없이 되뇌였다.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좋지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 안에 나를 가두어 두었다. 


사자가 되고 싶으면 사자와 함께 있어라. 자신이 사자가 아니라면 낙오될 것이고, 그 반대라면 자신을 각성하게 될 것이다. 


내가 자기계발에 목을 메었던 시작점이 되었던 글이었다. 그때 읽었던 저 한 줄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회사 내에서 안된다면 다른 모임이나 커뮤니티, 온라인 교육, 책을 통해서 방법을 만들어야 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바램은 단순했다. 매일 피곤하게 일을 한다고 불행한 것이 아니다. 대기업 직원도 그렇게 일을 한다. 당시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끝을 알수 없는 현재 상황' 


때문이었다. 언제까지인지 예측을 할 수 있다면 계획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할 수 없으니 희망을 가지다 나중에는 포기하는 상태가 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같은 희망이 없는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는지 본인이 직접 경험하여 책을 썼다. 그는 희망이란 전혀 없는 곳에서도 사람들은 자기들의 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했다. 환경에 적응한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가능한 출장지에 책을 들고 다녔다. 시간이 나면 게임을 하거나 담배 피우러 나가기 보다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가능한 메모를 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나와 책에 대해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따라하는 사람도 생겼다. 

이전과 다른 대화였지만 달라진 점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불만을 터뜨리고 속이 조금 후려해지는 느낌이지만 다시 현장에서는 되돌아가는 느낌이었다면, 이후에는 왠지 다르게 일을 하고 싶어지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사랑하는 가족들에 의해서도 변화하는 동기를 가질 수 있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이 가장 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행복하다는 느낌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돈이 많을 수록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한다. 어느 이는 일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취미생활을 하면서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세계여행을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것들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삶의 도구 중 하나다. 비록 인생의 끝이 아닌 시점에 진정한 행복을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런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지금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하려고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탕에 있지 않으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그러지 못한 과거를 너무 후회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의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것 또한 지금의 내가 만들어 간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들었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득실거린다고 느껴지거나, 지금 공간에 나 혼자 남겨졌다고 느낄 때, 그 순간에도 나의 가족이나 나를 생각해주는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이 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되어 보자. 그것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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