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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짱 Aug 30. 2023

워라밸 같은 소리 하네

신입 사원 면접을 봤다. 내가 회사의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 퇴근 시간이 늦지 않고 업무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그런 사람을 뽑고 싶어?"


대답은 


"놉"


그럼 나는 왜 내가 원하지도 않는 스타일을 선전할까? 요즘 워라밸을 중시하는 풍조라고 들어서다. 

뉴스에서는 청년들 취업난을 말하지만, 내가 있는 중소기업은 구인난이다. 몇 년째 사람 충원이 힘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른 경쟁사들이 불황일 때 우리 회사는 호황이라 최근 면접자가 늘어났다. 


그런데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연봉이 너무 높여서 원서를 넣는다. 우리 회사가 연봉이 높지 않은 편이기는 하지만 감당이 안된다. 경력 10년과 임원이고 23년이 된 나와 연봉차이가 30% 정도면....

두 번째는 워라밸을 중시하다 보니 퇴근을 정시에 한다. 뭐 이게 문제인가?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는 내가 문제인가? 

그렇다. 정시에 할 일이 없으면 나가야지. 그렇다고 수당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이 현상은 주 52시간 도입되면서 더 강해졌다. 사실 내가 사원, 대리 때 생각하면 너무 좋다. 학원 다리고 싶은 사람, 운동하고 싶은 사람, 다른 취미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너무 좋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이제 남은 회사 생활이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적어진 시점, 다시 생각해 보면 회사 생활을 제대로 한 사람이 결국 끝까지 간다. 

회사 생활을 제대로 한다는 말은 무엇인가? 자신이 맡은 업무에 전문 프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그 업무를 시간을 더 투자해서라도 채워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받고 있는 돈보다 더 가치 있게 결과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시에 퇴근하기 위해 일을 하다 보니 하루 만에 끝낼 일을 며칠에 걸려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내용도 엉망이다. 

이런 친구는 자각하지 못하면 경험 상 미래가 뻔하다. 


워라밸이 무엇인가? 나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행복을 느낄까? 자신이 누군가에게 공헌을 한다는 느낌이 들 때다. 

내가 설거지를 할 때 가족들은 소파에 누워 TV을 보고 있어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헌한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 순간을 행복하게 느낀다. 마찬가지다. 회사에서도 충분히 공헌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어떻게? 회사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데? 누구를 위해서? 


너 자신을 위해서


먼저 회사에서 그 업무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가 먼저 되어야 한다. 그러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첫 번째, 자신감이 생긴다. 무엇이든 자신 있고, 매사에 적극성을 가지게 된다. 어느 순간 나 보다 훨씬 윗 상사와 토론을 한다. 그러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두 번째, 사람들이 바라본다. 무슨 뜻이냐? 존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 사람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즉, 공헌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를 이직해서도 그는 공헌하는 사람이 된다. 그런 사람은 윗 상사들이 좋아하고 진급과 연결되고 임원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뭐, 당연히 연봉도 좋아지겠지....


이 느낌은 겪어 보지 못하면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작게 크게 살아오면서 비슷한 경험을 있었을 것이다. 


워라밸..


 제발 진정한 워라밸을 느꼈으면 좋겠다. 지금 젊어서 모를 수 있는데 인생은 마라톤이다. 42.195km 달리는 데 처음에 천천히 달리면 나중에 속도 내기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단거리처럼 달릴 수 없다. 처음부터 자기 패턴을 지키면서 꾸준히 달려야 한다. 

자기 페이스를 놓친 사람들은 결국 내 뒤로 처진다. 나는 인생에서도 반환점을 돌았다. 직장생활에서는 아마도 30km 지점을 지나고 있을 것 같다. 아니면 35km? 

처음에는 뒤쳤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몇 명은 제친 것 같다.  


내가 워라밸을 잘했다고 말은 못 하겠다. 하지만 최소한 회사에서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찾으려고 한 것은 맞다. 분명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함께 했으니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억울하다. 


모두가 워라밸을 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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