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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이슬 Mar 07. 2024

알코올 일기

feat. 연휴엔 집콕이 최고...


얼마 전, 삼일절 연휴에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파주-강릉 당일치기도 몇 번 해본 터라 별생각 없이 약속을 잡았는데 연휴의 고속도로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더군요. 녹초가 되어 도착해 최근 가장 핫한 성시경 막걸리 '경탁주'를 영접했습니다.


주정뱅이 아니 주당 성시경 씨 이름을 걸고 파는 술이라 기대가 컸는데요.

위스키처럼 얼음과 함께 마시라고 되어있었는데 집주인이 얼음이 없다고 해서 그냥 마셔봤습니다.





탄산이 없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고 꾸덕하고 녹진하고... 매우 걸쭉합니다. 시중 막걸리보다 훨씬이요.

그리고 생각보다 무겁게 넘어가더라고요. 왜 얼음이랑 같이 마시라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



원주 <화미당>


다음 날 아침, 원주 맛집이라는 <화미당> 오픈런을 했습니다. Am 10:30.

여기저기서 소주를 드시고 계시더라고요. 제 닉네임도 '북이슬'인데 질 수 없지 않겠습니까...?

바로 모닝소주 고고.

눈꽃탕수육이 정말정말 맛있었습니다. 조금만 과장하면, 잇몸으로도 씹힐 것 같은 극강의 부드러움...

짬뽕도 맛있긴 한데, 전 짬뽕은 별로 안 좋아해서... 어제 과음했으면, 해장으로 딱이었겠다 싶은 맛이었어요!


운전은 술을 마시지 않는 뽀로로가 전담했습니다.





※ 원주-강릉은 100km 남짓, 보통 한 시간이면 올 거리죠. 하지만 이날 무려 4시간이 걸렸답니다.

연휴엔 집콕합시다... 도로에서 오도 가도 못하며,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강릉 <다경수산횟집>


회를 먹기 위해 강릉중앙시장으로 이동했는데... 와... 거의 크리스마스의 명동, 12월 31일의 호미곶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어디든 자리는 만석이고, 포장이라도 할까 싶어 물어보니 "지금 주문하면 2시간 30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많은 횟집들이 전부요. 당연히 주차 난이도도 지옥이었고요...

(닭강정이든 아이스크림이든 뭐든 줄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늘어져 있는...)


빠르게 포기하고, 차라리 동네 주민이 갈법한 곳을 가자 해서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한 횟집.

기본 찬으로 홍게랑 전복, 멍게 등이 깔리고 회도 엄청 실하게 잘 나왔습니다(특대 12만 원, 매운탕 등 포함).

특히 지느러미와 꼬리살 등이 예쁘게 모여있어 좋더라고요.

+사장님이 엄청 유쾌하고 친절하셨습니다. 그래서 또 오려고 저장해 놨어요☆


바로 직전에 해변가를 거닐며 인근 횟집들이 광어 大 20만 원씩 하던 걸 봤는데...


이날의 교훈 1) 연휴엔 집콕이 최고 2) 회는 해변가에서 절대 사 먹지 말 것...


아무튼. 300% 만족한 횟집이었습니다.






배 터지게 먹은 뒤, 딥슬립.

다음 날, 차가 막힐까 싶어 서둘러 파주로 돌아왔습니다.

서두른다고 했는데 돌아오니 Pm 11.


그냥 자긴 아쉬우니 근처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 왔는데...

'설마 소시지 야채볶음이 맛없겠어?' 싶어 사온 GS 로고가 크게 박혀있던 PB상품 소시지 야채볶음...

한입 먹고 바로 뱉고, 혹시나 싶어 다른 소시지로 다시 먹었다가 전부 버렸습니다.

엄청나게 오래 묵힌 쾨쾨한 찌든 맛...


그리고 처음 보는 소주가 있어서 사본 '설렘'. 세팅하고 보니 아주 작게 '애플소주'라고 되어있더라고요.

첫맛에 아주 약하게 사과향이 나는데, 뒷맛이 굉장히 씁니다... 아마 사과향과 대비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한잔 반 마시고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아직도 그대로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양에 비해 꽤 비쌌던 넷플릭스 블랙타이거새우 와사비맛.

최고였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싹 쓸어내려 주는 맛...

경탁주와도 찰떡인 맛...

경탁주는 확실히 얼음과 함께 마시니 훨씬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되더라고요.

전에 그냥 마셨을 때보다 3배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혹 드시게 된다면 꼭 얼음을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끓여본 꽃게탕. 여기에 참이슬이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연휴 때 집에서 꽃게나 삼시세끼 먹을걸...





무조건 꽃게가 옳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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