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술 리뷰
안녕하세요 게으른 북이슬입니다아...
원래 5월에 마감이던 책 하나가 어른들의 사정으로 이리저리 밀리고 밀리다 6월에 겨우 마감을 했는데요.
그럼 빨리 마감주나 하고 글이나 쓰지 왜 아직도 안 오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난 북이ㅅ...
5월 예정이던 도서 하나만 마감하면, 6월은 텅 비어있을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또 한 권을 맡아 마감하게 되었거든요. 후후후. 너무신난다.
사실 경력 편집자라고 해도, 매번 자기가 기획한 책만 맡아 편집하고 마감하는 건 아니랍니다.
급하게 쳐내야 할 원고가 끼어들거나, 다른 편집자들의 손이 모두 꽉 차있는데 혼자 손이 좀 빈다거나 하면 다른 사람이 기획한 원고를 맡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퇴사자가 생기면, 그 편집자가 계약해 둔 원고들을 나눠 담당하기도 하고요.
물론 이런 경우, 아예 관심 없는 내용의 원고를 담당하게 되면 애정도가 좀 떨어지고 하기 싫어 죽겠고... 하는 단점이 생긴답니다. 바로 저처럼요.
편집도 그렇고, 보도자료도 쓰기 귀찮고 카피도 잘 안 뽑히고 시간은 가는데 마감일은 자꾸 다가오고 아아악!
하는 상태로 보내고 있답니다아아아. 그래서 오늘은 백만 년 만에 야근 신청도 해두었지요. 후후후.
이번 책은 7월 초 마감이라... 6월에도 놀겠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돌려돌려 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네네네...
소재를 찾아 머리를 굴려가며 새 글을 쓸 상태는 아니라서... 틈틈이 먹은 이색 술 리뷰나 잠깐 쓰고, 야근하면서 밀린 다른 작가님들 브런치글을 하나씩 읽어보려고요. 다들 맛저하셔요!
1. 참이슬 톡톡 석류맛
일본 돈키호테에서 집어온 친구인데... 제가 또 북이슬이니까 참이슬 못 보던 것만 보면 참지 못하는 병이 있고 그래서요... 새벽이라 피곤해서 사실 수박맛인 줄 알고 집어왔는데, 왜인지 마셔보니 진짜 수박맛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수박맛이나서수박이라고한것이온데왜수박맛이나냐고하오시면...
도수는 5도로 엄청 낮고, (소주치곤) 스파클링에 단맛이라 제대로 달리기 전 분위기 내는 용으로 마시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추천!
2. 제갈량가주(=총명주)
마시면 제갈량처럼 똑똑해진다고 해서 '총명주'라고 불린다는 고량주입니다.
데일리*에서 프로모션하길래 한 병 주워 와서 뽀로로들과 나눠 먹었습니다.
고량주니 당연히 도수도 엄청 높고, 다른 고량주처럼 향으로 독함을 덮는 느낌도 없어서 마시는 순간 아 이거 비우면 내일이 없겠구나... 싶은 맛이 납니다.
뽀로로들에게 먹이고 관찰해 본 결과 딱히 똑똑해지는 효과는 없습니다. 저렴하게 계속 나온다면, 공부가주 대신 중식이랑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3. 공부가주-부장
보통 양꼬치집에 가면 고량주 메뉴 쪽 가장 위에 있는 기본 술 공부가주.
공부가주도 참이슬 후레쉬, 오리지널, 자몽, 청포도처럼 종류가 다양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공부가주도 기본, 라이트, 부장, 자약 등등 다양한데 그중 '부장'입니다.
기본 공부가주보다 향이 훨씬 더 풍부해서, 개인적으론 마셔본 고량주 중에 제일 맛있었습니다.
주정뱅이 후배 편집자도 한 명 불러 먹여봤는데,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마감 날에만 꺼낼 정도로 아끼고 아껴 마시고 있는 술이랍니다.
4. 선양&대천바다 은빛
주말에 짧게 보령 쪽을 다녀왔는데요. 마트에선 선양을, 플리마켓에선 대천바다 은빛을 팔고 있기에 하나씩 주워 왔습니다. 막걸리 파시는 분 옆에선 딸기청을 팔고 계셨는데 막걸리 사는 걸 보시더니만, "이 청에 막걸리 1:1로 섞어 마시면 기가 막히다"고 차마 넘어갈 수 없는 멘트를 하시기에 함께 사 왔습니다...
선양은 참이슬보단 좀 더 묵직하게 쓴맛이 나더라고요.
대천바다 은빛막걸리는 좀 가볍고 라이트한 느낌이었습니다.
청과 1:1도 물론 맛있었지만, 소주와 청, 은빛을 1:1:1로 섞으니 기가 막힌 칵테일이 되더라고요.
쭉 마시고 낮잠 좀 잤습니다.
5. 새로 살구&아이셔에 이슬
바쁜 와중에 지방 출장까지 다녀왔는데요. 편의점에 들렀다가 아이셔에 이슬과 새로 살구를 처음 발견해 드디어 마셔봤습니다.
둘 다 도수가 낮고, 과일주들이 그렇듯 술맛이 거의 나지 않고 달더라고요.
가볍게 경험 삼아는 마시겠지만, 개인적으로 두 번 세 번 사 먹을 것 같진 않았습니다.
6. 오매락 퍽
40도짜리 전통주 '오매락 퍽'입니다. 천연 황토 안에 술을 넣어 숙성시킨다는데...
동봉된 저 막대기로 겉에 황토를 깨면, 숨어있는 술병이 나옵니다.
40도치곤 부드럽게 넘어가고, 매실향이 은은하게 나더라고요.
제 최애 양주인 글렌피딕 15년과 오매락 퍽을 아버지께 한 잔씩 드려봤는데, 오매락 퍽이 입맛에 훨씬 맞다는 후기를 주셨습니다.
전 글렌피딕이 더 맛있습니다.
이상 밀린 술 후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