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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민석 Jan 21. 2024

[공모전 기록] 2022 제8회 SH 청년건축가 공모전

모두를 위한 모듈러 [함께, 가양]

■ 공모전 기록을 시작하며.


브런치 작가 신청을 위해 제출했던 작가 소개란에 이런 이야기를 적었었다. "대학시절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며 느꼈던 감정들과 건축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건축을 하는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대학생 시절 건축 공모전을 준비할 때 입상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그때의 생각이 지금 [공모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에너지가 됐고, 실제로 공모전을 준비하며 여기저기서 얻었던 정보들에 도움을 많이 받았었기에 나의 기록도 공모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기록을 남겨본다.



추가로 [공모전 기록] 시리즈는 자기 과시욕에 취하는 것을 경계하고자 공모전에 낙선했었던 기록들도 함께 남기려고 합니다. 낙선했던 공모전들은 왜 떨어졌을까를 분석해 보는 자아성찰의 과정을 함께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 SH청년건축가 공모전 설명 영상 (길민석, 방윤환, 이윤재)

https://youtu.be/4B15xYVA89c?feature=shared

원래 영상 자료는 후배가 녹음을 했어서, 포폴 준비할 때 내 목소리로 다시 녹음했다. 하핳


■ SH청년건축가 공모전 주제 분석


제8회 SH공모전 주제는 모듈러 건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자유주제와 지정주제로 나눠져 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제출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자유주제는 졸업설계 작품을 가지고 많이 제출할 것 같아서 전략적으로 지정주제를 선택했다. 지정주제는 스마트 건설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도심지 공동주택 미래상을 구현하는 것으로, 서울시 내 노후 공공주택 대상 지역거점형 재정비 단지 계획 제시, 다양한 사회변화를 반영한 사용자 설정 및 건축 공간 제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공동주택 맞춤형 유닛 제안 및 활용 계획 제시 총 3가지 부제를 충족시키는 계획을 해야 하는 주제였다. 세부적인 조건으로는 서울시 내 준공 30년 이상 노후 공공주택 단지 중 적절한 부지 택 1 하여 부지선정의 배경과 계획의 주안점을 설명해야 했고, 필수적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면서도 기능의 복합화, 감염병 대응 건축공간, 소셜믹스 3가지 키워드 중 1개 이상의 키워드를 선택해 단지 계획에 적용시켜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2022 제8회 SH청년건축가 설계 공모전 포스터


■ SH청년건축가 공모전 준비과정

지정주제에 대한 기준표를 먼저 확인하고,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 SH청년건축가 공모전 작업물 패널

2022 제8회 SH청년건축가 공모전 제출 패널



■ 대상지 선정 이유 - 왜 가양4단지 아파트를 선정했는가



가양4단지 아파트는 마곡지구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부지로서의 잠재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SH에서 제시한 10개의 부지 중 대지면적 대비 많은 세대수를 보유한 곳으로, 저층 개방형 단지를 제안하면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보장하고 충분한 밀도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가양4단지아파트의 지리적 특성과 인구비율을 분석했을 때, 마곡지구, 역세권 등으로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청년들의 수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노인인구비율이 29.3%에 달하는 인구비율을 고려해 청년가구 42.8%, 신혼가구 18.5%, 노인가구 28.5%, 일반가구 10.2%  의 거주자 비율을 설정했고, 총 2051세대 중 68.2%를 모듈러 면적으로 계획했다.


■ 모두를 위한 모듈러 건축계획



기존 공공임대아파트였던 가양4단지아파트에 진정한 공공성을 부여하기 위해 1. 모두를 위한 공공생활가로 2. 모두를 위한 공공커뮤니티 3. 모두를 위한 공공테마마당 총 3가지의 요소를 반영했다. 이를 위해 기존 고층 위주의 폐쇄적 단지를 휴면스케일을 고려한 저층형 주거단지로 계획하여 폐쇄성을 극복하고, 다양한 외부공간 조성을 위해 블록을 분절하고 지역과 연속되는 보행길을 끌어들여 개방형 조직체를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밀도를 부여하기 위해 고층동을 계획하여 지역에 개방하는 수직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이로써 모두를 위한 소셜 믹싱을 유도하고자 했다. 


인근학교는 단지와 접하는 부분을 모듈러로 증축하여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공공임대아파트는 마당과 커뮤니티를 학교에 개방하여 프로그램을 상호 교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늘어나는 복지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근 복지관을 단지 내에 확장하기도 하며, 그 밖의 생활 SOC 프로그램을 단지와 복합화하여 거점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과 입주민간의 소셜믹싱이 가능하도록 유도했다.


위와 같은 소셜믹싱을 반영하기 위해 주거동 평면계획에서는 입주민과 외부인의 건물 진입 동선과 코어를 분리하여 입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인세대의 경우, 코어부 인근에 배치하여 편리한 수직동선과 피난동선을 제공했다. 


■ 모두를 위한 모듈러 단위세대 평면도


모듈로 단위세대 평면 계획은 모듈러 생산의 용이성과 조립의 편의성을 위해 크게 4가지 유닛의 조합을 벗어나지 않은 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수용하고 생애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삶을 담을 수 있도록 4가지 유닛 속에서 다양한 평면의 변화를 제안했다. 


SHAFT IDEA

모듈 교차 쌓기를 통해 획일적인 모듈러 구조를 탈피하고 입체적인 입면을 구현하여 생활가로에 활력을 부여했다. 이를 위해 교차 쌓기를 해도 배관의 위치가 바뀌지 않도록 단위세대 평면도에 욕실과 주방의 우치를 변경한 유닛을 추가하였다. 또한 설비 샤프트 점검을 고려하여 복도에서 점검구를 개폐할 수 있도록 점검구가 복도를 향하도록 계획했다.


UNIT IDEA

1UNIT 조합은 1인가구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총 5가지 타입의 평면을 구성해 1인가구 속에서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집을 선택할 수 있다. 2UNIT 조합은 신혼부부부터 노인부부까지 이용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총 5가지의 타입을 제공한다. 3UNIT 조합은 4인 가구를 위한 타입으로 관계성향을 고려하여 내부공간 집중형과 야외공간 강화형 등의 평면구성이 계획되어 있다. 4UNIT 조합은 4인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2UNIT조합 2개가 합쳐지는 등의 창의적 활용도 기대할 수 있다. 


■ 모두를 위한 모듈러 모듈 운송계획

모듈러 유닛의 기본 크기는 가양 4단지의 도로사정, 운반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가로 2.8m x 높이 3m를 기준 크기로 설정했다. 정해진 모듈러 유닛의 기본 크기에 따라 인필식 공법의 기둥 끝단의 폭을 8.4M로 계획했고, 도로 운반 기준으로 한정되어 버린 모듈의 가로와 높이 속에서 이용자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듈의 길이를 6m 와 9m로 나눠 공간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 모두를 위한 모듈러 단면계획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존을 3개 층 단위로 계획하여 보이드를 통한 완충공간을 계획하고, 스킵플로어 시스템을 활용하여 수직 커뮤니티 영역과 주거영역 사이에 버퍼존을 형성하여 단지를 개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완했다.


■ 모듈러 유닛 조립계획

각각의 모듈러 유닛들은 모두 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장에서 제작 및 조립된다. 공장에서 모듈러 유닛을 제작, 조립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인필구조를 시공하여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


■ 현장 인필구조 시공계획

현장에서는 인필구조를 시공하게 되는데, 인필구조에 사용되는 H빔은 공장에서 현장까지의 운송을 고려하여 12m 길이의 기둥을 사용하였으며, 기둥 H빔은 철강규격에 맞는 400*428*11*18, 큰 보 H빔은 692*300*13*20, 작은 보 H빔은 450*200*4*13을 사용했다. 최종적으로 영상과 같은 볼팅방식을 통해 조립한다.


■ 현장 모듈러 양중계획

현장에서 인필구조 시공이 끝나면, 공장에서 전기-설비를 제외하고 완성된 모듈러 유닛을 현장으로 옮겨 양중과정을 통해 최종 조립한다. 이때 현장으로 운송된 모듈은 양중장치를 통해 원하는 높이로 이동되고 무빙지그를 활용해 원하는 위치로 운반이 가능하다. 원활한 운반을 위해 모듈과 구조 사이에 무빙지그가 들어갈 수 있도록 200만큼의 여유공간을 확보했으며, 무빙지그는 모듈을 이동시킨 후 제거가 가능하다. 이어서 모듈러 유닛에 전기-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입체적 입면과 복도의 공간 활용을 위해 모듈 교차 쌓기를 진행한다. 이때 샤프트 라인이 꺾이지 않도록 사전에 단위세대 유닛별 평면계획에서 샤프트 위치를 정해놨다. 이후 최종적으로 입면 마감을 통해 공사가 마무리된다. 





이와 같이, 지역에 열린 단지 계획과 모듈의 조합을 통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미래공공임대아파트는 기존 단지의 고질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단지라는 거대한 사유지 안에서 배타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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