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청년마을, '생텀마을' 이지우 청년 이야기
마블 영화 중 ‘닥터 스트레인지’가 수행하고 거주하는 공간으로 묘사되었던 생텀sanctum.
이를 모티프로 소백산 자락 경북 예천 효자면의 순수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청년마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닥터 스트레인지의 서사와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한 청년이 그 청년마을, 바로 생텀마을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선수였던 청년, 삶의 우여곡절을 통해 인도에서 얻은 깨달음과 명상을 하며 느꼈던 편안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명상지도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된 명상. 이 틀을 깨고 어떠한 활동도 명상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 방법과 ‘명상’의 개념을 확장하기 위한 연구와 시도를 생텀마을에서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명상에 있어 원칙이 없는 게 원칙인 청년.
예천 생텀마을의 이지우 청년입니다.
Q 명상지도자로 생텀마을에 참여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운동만 하며 살았어요. 대학교도 운동으로 진학하였는데 결국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고 부모님 사업을 도우며 지냈어요. 하지만 사업도 잘 진행이 되지 않았어요. 제가 살아온 과정을 돌이켜 봤을 때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룬 게 없다고 느끼는 순간 힘들더라고요. 방향을 모른 채 마냥 뛰기만 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아는 분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제 생활에 명상이 과연 도움이 될지 의심이 들더라고요. 명상을 할 때 많이 졸기도 하며 집중하지 못했는데 인도에 가서 우연히 가슴이 찡한 체험을 하게 되었어요. 갠지스강에 일출을 보러 가서 모래 한 줌을 쥐었다가 손을 폈는데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흩어져 나가는 것을 보고 그 모래 한 알이 저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왜 이렇게 열심히 잡히지도 않는 목표를 가지고 앞만 보고 뛰어왔을까’
내가 노력한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아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열심히 살고자 인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불교학과를 다니며 이론 공부와 명상 수련을 함께 하니 더욱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었고 더욱 깊어지고 평온해지는 체험이 있었어요.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명상 지도사가 되기를 결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함께 불교철학을 공부했던 분의 소개로 생텀마을을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에게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법, 제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 더욱 배우고자 생텀마을에 명상 지도사로 오게 되었어요.
Q 다른 명상 장소와 생텀마을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보통 명상을 할 때 좋은 공간이나 좋은 음향 시스템을 찾아다니며 몸이나 감각으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 같아요.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음향 시스템, 더 좋은 환경을 가진 명상 장소 등을 찾아 나서는데 결국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가고 싶은 갈망의 반영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잘 꾸며도 자연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거든요.
자연은 추위나 더위 등 경우에 따라서 불편한 요소가 있지만 자연에서 하는 명상만큼 좋은 것은 없어요. 바람의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아주 고요하고 햇살의 따뜻함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자연을 인위적인 장비 등을 통해 따라가는 건 한계가 있어요.
그렇기에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생텀마을이 명상을 하기에 좋은 장소예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기에 명상을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자연이에요.
사람들은 보통 명상으로 휴식을 하거나 재활활동을 하는 것이 힐링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힐링의 핵심은
‘회복’이라고 생각해요.
회복이란, 우리는 원래 건강하니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예요. 사람들은 내 몸에 안 좋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스트레스가 극심해지지 않는 이상 명상이나 운동을 할 생각을 하지 않지만 건강할 때 미리 훈련을 해놓으면 다치는 일도 적고 회복도 빠르게 돼요. 운동과 명상의 공통점은 평소에 훈련을 해놓으면 힘들고 지칠 때 몸도 마음도 더 빨리 회복된다는 것이에요. 회복은 자연 속에서 더 빨리 진행돼요. 이는 산림치유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뒷받침을 해주고 있어요.
명상의 주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지금 여기’에요.
과거에 있던 일을 회상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불안에 떠는 것이 인간의 모습인데 과거와 미래를 떠나서 내가 지금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명상이에요. 사람들이 명상을 떠올릴 때 눈을 감고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것을 생각하는데 명상은 이것 외에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요.
저도 강사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막연히 사람들에게 앉아서 눈감고 명상하게 하였지만 지금은 움직이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안내법을 소개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생텀마을에서 다양한 종류의 명상법을 배웠고 제가 알고 있던 것을 생텀마을 측에 소개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생텀마을만의 명상법도 있으니 이 또한 생텀마을 명상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Q 예천에 정착을 하겠다고 결심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지금까지는 혼자 강사 생활을 하니 전달력 혹은 확장성이 더디게 발전한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 방식이 변하면서 명상을 지도하는 일을 쉬기도 했어요. 또, 혼자서 활동하다 보니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라 명상 강의가 제자리걸음을 한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생텀마을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 나 혼자 소리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오고 더 많이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각자가 가진 자질이 다르고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메꿔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빈 부분을 제가 보완해줄 수 있어 더 확장성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예천에 정착하여 함께 연구하고 활동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저는 불교철학 기반의 명상을 중점으로 공부를 했어요. ‘깨달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정적인 부분으로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다른 분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어요. 지금 대학교에서는 서구에서 명상이 왜 발달하게 되었는지를 배우면서 사람들이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쓰임이 되는 방법을 원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도 활용을 할 수 없는 법인데 제가 해왔던 명상법을 최고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주입하려고 고집을 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생텀마을 1기를 참여하는 동안 힐링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깨달음이란 누군가에게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에서 벗어나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지,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할지 등 대중적인 니즈에 초점을 두고 접근했었어요.
이 과정에서 수행자만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명상법의 가치와 가능성에 스스로 놀랐어요.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명상의 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요.
Q.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는 내가 하고 있는 수행이 최고이고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게 전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죠. 제가 못하는 부분,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실질적으로 생텀마을에서 좋았던 것은 다양한 전공자들을 다방면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꼭 명상으로만 힐링을 줄 수 있는 게 아닌
조경으로 힐링을 주는 분, 음식으로 힐링을 주는 분 등을 경험하며 여러 방법의 힐링을 합쳐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큰 기쁨과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또, 사업성이나 브랜딩과 관련된 것은 저희의 힘으로만 해낼 수 없기 때문에 사업성을 좋게 만드는 프로그램, 브랜딩하는 법, 교육 프로그램, 다양한 CEO분들을 통해 전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되고 사업화를 위해 어떤 부분들이 모색되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합심함으로써 다양한 것이 모이고 각자가 가진 재능대로 역할을 맡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하는 청년들 중에서도 다양한 분들이 오시니 작은 것이라도 협업을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더라고요.
Q. 생텀마을을 한마디로 한다면?
말 그대로 생텀이다. 생텀마을은 엄마의 품과 같은 보호를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청정지역 같아요. 그만큼 훼손되지 않았고 잘 보존되고 있다는 거거든요. 사람의 손길이 최대한 닿지 않은 그 상태로 보호되고 있고 건물을 지어도 자연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때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는데
저는 사람들이 저를 통해 기뻐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들이 상담을 하거나 명상을 한 후에 환한 얼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네주실 때 그 어떠한 것보다 높은 가치를 느끼고 행복해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어요.
혼자가 아닌 같이 알리는 것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생텀마을과 프로그램이 알려지는 것이 목표예요.
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최종적인 목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데 일조하는 것이에요. 명상을 진행하는 이유가 힘듦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니까요. 최근 WHO(World Health Orgnanization)에서 발표한 건강의 정의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건강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이와 맞게,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저의 비전이에요.
다양한 명상법도 개발할 예정이에요.
원래는 정적인 명상을 추구했기에 호흡만 가지고 앉아서 하는 명상을 진행했는데 생텀마을에서 몸을 움직이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다는 확장성을 깨닫고 운동과 명상을 함께 할 수 있는 명상법을 개발하고자 해요. 일반인들이 명상을 찾는 것은 몸 또는 정신건강이 불편해서이기에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명상법을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명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생텀마을과 대학원에서 배웠던 명상법을 병합해 보고 개발하면서 명상 지도를 하고 있는데 배우시는 분들의 피드백이 전보다 좋아져서 더욱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예천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명상과 생텀마을의 힐링 프로그램을 지도해 보고 싶어요.
Q. 명상지도자로서 갖고 계신 원칙이 있을까요?
명상에 있어서 원칙을 만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제어를 할 수 있는 정도로만 만드는 것이에요. 명상의 핵심을 알면 어떠한 움직임이나 활동 등 모든 것이 명상화 될 수 있으니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제 틀에 박혀서 명상을 정적인 방법으로만 안내하다가 생텀마을을 통해 움직임 명상을 경험하면서 제 울타리를 부수게 되었고 더 적극적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명상을 하며 한 곳에 메이는 것이 함정인 것 같아요. 한 가지를 정해 놓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행하는 것이 제가 원하는 명상의 방향인 것 같아요.
Q. 아직 생텀마을을 경험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전문분야의 지혜와 지식에 집중하는 것도 커리어를 쌓는데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젊을 때에는 세상을 넓게 보기 어렵고 돈도 부족하니 다양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부족해요.
그런데 청년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은 시간적, 재정적으로 많은 것을 들이지 않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요.
젊은 청년들이 경험하기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책으로 얻는 것과 경험에서 얻는 것은 많이 다르잖아요. 책의 정보는 계속 바뀌지만 경험은 나만의 재산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청년마을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저도 청년마을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에 할 수 있는 말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경험만큼 좋은 자산이 없거든요.
특히 힐링이나 명상에 관심 있는 청년이라면 생텀마을에서 새로운 경험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