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청년마을, '라이프밸리' 이충근 청년 이야기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예술가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에 대해 드는 의구심, 남들과의 비교.
하지만 청년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회복되고 자신에게 확신을 가지게 된 청년이 있습니다.
바쁘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 남과 자신을 계속 비교하며 본인을 잃어가던 청년은 라이프밸리의 경험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게 되어 자신의 장점인 기획력과 이전에 갖고 있던 작은 경험을 활용하여 SNS AR필터와 춤을 기획해 속초에서 SNS챌린지를 시작한 라이프밸리의 이충근 청년 이야기입니다.
Q 라이프밸리에 참여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청년마을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평소에도 청년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복수전공으로 건축공간예술 전공 수업을 들으며 도시 발전과 지역 개발에 흥미를 느껴 청년을 통한 지역발전을 취지로 하는 라이프밸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에 함께 기여하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어요.
또한, 라이프밸리에 신청할 때 졸업을 앞둔 4학년이었어요. 진로문제 등으로 인해 심적으로 많이 위축된 상태였는데 본격적으로 졸업전시를 시작하기 전 환기하는 시간을 가질 겸 또 이러한 경험이 저에게 영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여 참여하게 되었어요.
Q 라이프밸리에서 속초시의 마스코트인 ‘해오미’를 활용해 AR 필터를 제작하셨어요. AR 필터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R 필터 제작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획이에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3D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AR필터를 제작할 수 있었고, 건축 관련 수업을 수강하며 지역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죠. 최근 관광 트렌드가 간판 없는 가게로 변화하는 걸 보며 정보를 알리는 것이 더 이상 길거리가 아니라 SNS로 변화하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SNS상에 충분한 정보제공 및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속초를 발전시키기 위해 랜드마크나 특별한 공간을 SNS상에 많이 노출되도록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여행 콘텐츠 기획을 주로 하기보다는 정보제공을 중심으로 하고 싶었어요. 기획과 함께 AR기술을 접해본 적이 있어서 이를 접목시키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참신한 기획을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어 AR필터를 활용한 SNS챌린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번 기획안은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려고 모델링까지 마친 상태로 라이프밸리에 참여하였어요. 함께 한 팀원들이 이 프로젝트를 좋아해 주었고 혼자서 진행하기에는 해야 할 일이 많아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저는 주로 필터를 제작해서 퍼블리싱하는 업무와 인터랙션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획하는 것을 맡았고, 팀원 중 지나님은 영상 편집 기술을 활용해 릴스를 제작해 주셨어요. SNS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획서를 제출하는 등 팀에서 힘을 합쳐 일을 진행했어요. 6명이서 준비해도 시간이 부족해서 서로 도우며 모두가 무엇이든지 열심히 참여했어요. 팀원들과 함께 해서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AR 필터는 모두 제작을 하였지만 지역 마스코트의 사용권 허가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와서 아쉬움이 남아요. 라이프밸리 측에서도 프로그램이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느끼셔서 추가로 진행할 것을 제안해 주셨고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졸업전시로 인해 그러지 못했어요. 이어서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획을 더욱 탄탄하게 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요. 또 속초시의 마스코트를 3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캐릭터를 보다 친숙하고 귀여운 형태로 변형하였는데요. 마스코트의 형태 변형 역시 허가를 받기 어렵다고 하여 상황적으로 끝까지 진행하지 못했어요. 승인을 받은 후 다시 일이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Q ‘ㅅㅊ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속초의 초성을 표현한 ‘ㅅㅊ춤’을 미리 기획해 갔어요. 처음에는 ‘속초 가자’라는 하나의 콘셉트로 기획을 하였는데 다른 팀원들의 아이디어로 ‘속초다움, 속초하다’ 등 다양한 메시지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SNS 챌린지의 경우 탄탄하게 기획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규격 없이 ‘속초 ㅇㅇ하다’의 형태로 사람들이 원하는 단어를 넣어 활용하도록 제작하게 되었어요.
누구나 속초에서 즐거움을 느낀 것을 마스코트와 ‘ㅅㅊ춤’을 통해 표현하도록 다양성을 열어 두어 본인만의 자유로운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변경했어요.
Q 청년마을을 통해서 삶에 일어난 변화가 있을까요?
가장 먼저 자신감이 생겼어요. 원래는 전공 특성상 주변 친구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고 위축되곤 했어요. 경쟁적인 상황 속에서 창의력도 쉽게 발휘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 후배들과 제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도 깎이고 스트레스를 받곤 했죠. 하지만 라이프밸리에서는 다양한 필드에서 각자 자신의 분야에 자기 것을 펼칠 수 있도록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좋은 자연 속에서 생각을 하다 보니 저에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이곳에 모인 친구들과의 시너지를 낼 것을 생각하다 보니 경쟁 속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기획을 해왔던 것을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되어 제가 리더의 역할을 맡고 또 함께한 친구들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계속 준 것이 힘이 되어 활동 자체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자신감과 더불어 가장 큰 변화는 나만의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 확실 해졌다는 거예요. 미술을 전공하며 나만의 길을 걸어가도 될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라이프밸리를 통해 의심은 사라지고 졸업전시 기획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제가 원하는 대로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나만의 가치를 믿고 걸어가기로 결정했어요.
기획력이나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형식으로 바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 새로운 형식으로 기획하고 새로운 감각을 유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하는 능력 등 저의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런 저의 모습을 발전시켜 추후에도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Q 라이프밸리에서의 시간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기획해 주셔서 얻어가는 부분이 많았고 그만큼 저도 많이 변화하였어요. 먼저 지역에 대한 개념을 배우고 지역 탐방을 하며 어떠한 콘셉트로 사업체가 발전하고 있는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을 직접 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또한 플로깅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며 마을 주민분들과도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어요. 지역 분들에게 직접 듣는 이야기를 통해 지역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어려움도 많았는데 그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한 건 확실히 있었어요.
가장 좋은 것은 좋은 사람을 많이 얻었다는 것이에요. 라이프밸리 운영진도 좋은 분들이 많이 짧게 있었던 저희와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 나가고 함께한 팀원, 다른 팀들과 모두 끈끈한 정이 생겨 인적인 네트워크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해요.
Q 라이프밸리 청년마을이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요?
지역민들과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느꼈어요. 청년들을 반가워하시고 저희와 소통하면서 열정적이고 활기차 지시는 것을 느꼈어요. 속초는 청년들이 많이 없으니 이전에 진행하던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하시는데 청년들은 색다른 방법으로 재미를 더해 기획을 해 나가니 이전 방식과 청년들의 방식을 접목시켜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시더라고요. 또 청년마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이 활기가 생겨 활동을 꾸준히 해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서 팝업스토어를 하시는 로컬 크리에이터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청년들이 와서 새로운 기획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속초를 홍보하니 도시 자체가 활기차지고 새로운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해 주셨어요.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기획들이 청년들을 통해 실험되고 활기를 제공할 수 있어 청년마을만이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나만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신 부분이 있나요?
가장 무게를 두고 생각한 것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에요. 관심사가 다양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확신을 가진 가치는 한 가지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방향만 잡아 둔 채로 걸어가도 다양한 기회들이 올 것이고 또 다른 길들도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라이프밸리에서도 내년에 운영진으로 합류하는 것을 제안 주셔서 졸업전시 이후에 고민을 해보려고 해요. 청년마을에서는 기획력이 필요한데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문화기획 등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도록 준비하고 싶어요.
Q 라이프밸리를 한마디로 한다면?
라이프 밸리의 슬로건이 ‘Sketch Your Life’에요. 슬로건처럼 라이프밸리는 좋은 스케치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주변에 많이 휘둘리면서 놓쳤거나 흐려졌던 밑그림을 라이프밸리를 통해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되었어요.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며 정리하고 또 새로운 스케치를 그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Q 아직 청년마을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청년들이 놓치고 지나가기엔 아쉬운 기회예요.
꼭 경험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혼자서 여러 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들어요. 열정을 가지고 청년마을에 참여하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험해보고 많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예요. 청년마을이라는 사회안전망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어리던 어리지 않던, 지역에 관심이 있던 없던, 누구나 도전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기회가 되고 삶을 보는 시야도 넓어지더라고요. 무조건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얼마나 길게 참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길던 짧던 기간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해주시기에 투자가치가 있어요. 저도 짧은 기간 참여하였지만 그곳에 있던 시간이 다른 것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좋았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도시에서 아예 떨어진 지역에 가서 그 지역이 빛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활용해 혹은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청년마을에 참여하여 새로운 재능을 찾아내고 기여를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