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더위는 여기에 있다.
진짜 더위는 여기에 있다.
6월부터 8월 사이 평균 기온은? 최고 기온은 늘 40도 이상이다. 수치로 들으면 더 와닿기 마련이다. 40도에서 50도를 육박하는 날씨는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이다. 물론 집순이라고 자부한다면, 괜찮다. 하지만 집순이, 반은 집순이이거나 외향인이라면 꼭 외출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위를 대비하고 오길 바란다. 지금까지 당신이 만난 태양은 그저 태양이었음을 기억하기를. 이글이글 불타오른다는 경험을 제대로 할 것이다. 하필 이렇게 더울 때 조인한 나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애비니쇼 기간에는 검은색 정장만 입어야 했는데 이게 세상 모든 빛을 흡수하더라. 땀이 온몸에서 나와서 이제.. 한 번 외출하면 드러누워야 했다. 너무나도 더웠다. 견딜 수 없는 더위였다.
그런데 실내는 또 에어컨이 빵빵하여 감기 걸리기 딱 좋은 환경에 노출된다. 놀랍다. 너~무 추워서 긴팔이나 가디건을 들고 다닌다. 밖으로 나오면 안경이 김이 서린다. 놀러 왔던 올케가 놀라면서, 웃었다. 이런 경험 처음이라고 했다. 여름 중에도 선선한 여름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즈음 놀러오신 부모님께선 날이 선선하다고 했다. 하지만 극한의 더위 속에 있다가 바람에 노출된 나는 너무 추워서 패딩을 입고 다녔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다면 이곳은 당신에게 금상첨화이다. 나는 땀이 많아서 늘 화장을 워터 프루프로 유지하느라 고생이었다. 게다가 유니폼에 모자가 있다? 너무나도 땀이 많이 난다. 거기에다가 스카프까지 생긴다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당신이 정말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이 베이스를 추천한다. 사실 한 달간, 레이오버가 많으면 이 곳에 있을 일이 별로 없다. 그것 또한 나름 크루라는 직업의 장점이다. 그러니 즐기시기를. 사실 내 주위에 더위를 안 타기로 유명한 친구들도 다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날씨는 그 정도이다.
나는 내가 날씨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는다곤 생각했지만 사계절을 그리워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어딜 가든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베이스에는 없는 그 계절을 말이다. 막내 이모가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라 하던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그 점을 독특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이모가 내가 되었다. 내가 SNS에 꽃 사진을 올리면 다들 어머니가 오셨다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나는 계절마다 지역마다 달라지는 나무와 꽃이 좋다. 그것은 내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도시에서도 구석진 곳에 자라나서 꽃과 나무들과 어우러져 자라났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계절이 하나뿐인 곳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 계절은 베이스를 정할 때 중요한 요소였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므로 계절, 더위를 견딜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 베이스는 바다가 인접해 있는 섬과 같은 곳이라 습하기도 하다. 다들 더위가 찾아오면 아가미를 챙겨 외출하라고 할 정도이다. 생각해보라. 미친 더위와 습함. 그래서 내겐 한국이 덥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위는 참.. 사람을 예민하게 한다. 손님들도 그 더위에 영향을 받고 이는 크루들까지 닿는다는 걸 기억하기를.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