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생활이 거의 2년이 되었다.
2년 전 이 무렵에 강화도에 집을 구해서 잔디를 깔고 몇 그루 나무를 심고 울타리를 치며 살아갈 만한 곳으로 꾸몄다. 약 6년 된 작은 집에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은 중고 가전매장에서, 책상, 식탁, 의자, 청소기 등은 당근마켓에서, 식기와 소소한 생활용품은 5천 원 이하짜리 물건을 주로 파는 다이소에서 구매하여 내부를 꾸몄다. 그래도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모든 물품들을 잘 사용하고 있다. 집을 마련하였으므로 새 물건들로 가재도구들을 채울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런 것으로 돈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서울 집을 재건축하여 입주하면서 대부분의 가재도구를 새로 마련한 경험이 있던 집사람도 이 번 강화집은 어차피 모든 구성품을 최소화하는 콘셉트로 잡은 것이어서 새것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집도 무조건 작은 것으로 알아봐서 방 2개와 다락 1개가 있는 소형 주택으로 선택했고 물건들도 가급적 기본적인 것만 갖추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집이 작으니 많은 물건이 들어갈 공간도 없기도 하지만 가재도구들이 오히려 살아가는데 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물건들에 전혀 욕심을 내지 않았다. 생활물품들도 다이소에서 파는 물건들의 품질이 그렇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고 필요하면 그때그때 추가로 또 사면되므로 굳이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었다. 나의 경제력을 감안한 것인지는 몰라도 ‘쓸데없는 데‘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우리에게는 있었으므로 이런 선택이 가능했고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아오고 있다. 2년간 살면서 추가로 구매한 소소한 물건들도 많이 생겼지만 크게 보면 애초에 생각을 바꾼 것은 아직 없다. 이사와 생활 재료를 마련하는데 들었던 비용을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큰돈 든 것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이런 데 돈 쓰고 쉽지가 않고 돈을 쓸 이유가 없다.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생활을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과시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인 중에도 전원생활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집에 가보면 정말 넓은 대지에 번듯한 건물을 짓고 안에는 최고급 가구들로 채워서 헬스장까지 만들어서 생활하는 것을 보았다. 이곳 강화도 근처에도 넓고 화려한 고급 전원주택들도 꽤 눈에 띄기는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별로 부럽지 않다. 결국에는 저런 것들도 짐이고 관리는 직접 본인들이 해야 하는데 그런 에너지가 우리에게는 없거나 그런 곳에 우리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지가 않다.
풀밭이던 곳이 2년의 기간 동안 잔디밭으로 바뀌고 철 따라 다른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으로 변한 것은 우리 부부의 애정과 정성이 있어서 가능했다. 정말 대단한 감격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고 아직 잡초도 군데군데 있고 어설플지 몰라도 내 수준에는 이 정도가 딱이다. 너무 화려하거나 너무 정갈해도 별로 정이 가지 않는다. 약간 수더분해야 쉽게 말이라도 붙일 수 있는 상대방이 되는 법이다. 우리 집에 누구라도 언제든지 와서 말을 걸어도 우리는 반가이 맞이할 것이다. 오늘도 감사하면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