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 그리고 흐림
마음이 울렁거린다. 누군가의 말에 섣불리 해버린 상상으로 자꾸만 스스로를 궁지로 몰았다. 어쩌면 정해진 상황일 텐데 천국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몰입했다. 직업상 항상 누군가의 결정에 내 월화수목금이 좌우되다 보니 이토록 예민해진다. 아직은 그런 결정을 주도할 정도의 위치는 아닌지라 타인의 한마디에 지독하게 시달렸다. 현재 나는 내가 맡아야 하는 업무의 수준을 넘어선 일을 하고 있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하는데 사실 이걸 어째서 내가 하고 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리 두서없는 업무 나누기라고 해도 직급별, 직책별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있기 마련인 조직이다. 그 안에서 결국 맞지 않는 업무를 받다보니 버거웠나 보다. 그렇게 주위의 상황에 휘말리고 말이다. 농담에 의미를 부여해 진담인 양 끌려다녔다. 어찌 보면 참 한심하지만 난 내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가장 힘들고 안쓰러운 건 내 자신이다. 그저 느리더라도 매일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낼 뿐이다.
마음이 텅 빈 것처럼 공허했으나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조금 더 겸허히 그리고 덤덤히 받아들이고 휴식을 취할 땐 온전히 쉼을 추구하고 싶다.
내 자신을 사랑해야지. 누가 나보다 나를 사랑해주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