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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Jun 18. 2024

신부님, 우리 신부님

(부인 이야기 X,  성당 사제 이야기)

8

내가 다니는 신대방성당 사제의 강론을 들으면 우선 먼저 상상의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마치 정신의 다양한 근육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생소한 이야기를 포함하여 세상의 구석구석 이야기를 해 주신다. 언제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제낀다. 주일마다 하는 강론 준비가 그리 쉽지가 않을톈데 하며 고마움을 느낀다. 물론 그분이 하려는 강론의 키워드는 이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가 알려주는 부제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진짜 알곡은 멀리 가고 영양가 없는 쭉쟁이만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든다.


나는 근래 들어 청각이 별로 안 좋다. 도움이 될까 하여 보청기를 끼기도 했지만 한번 열악해진 능력은 복원이 되지 않는다. 사람과 한 테이블에 앉아하는 대화는 큰 어려움이 없는데 회중이 많이 모인 공간에서 집단을 대상으로 마이크를 쓰는 장소는 거의 어려울 정도로 잘 안 들린다. 성당에서 퍼지는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서는 소리가 청쾌하게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어떨 때는 성당에서 신부님이 하는 강론 중에 약 절반 정도를 잘 이해 못 한다. 어쩔 수 없지 체념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성당 유튜브에 나온 음성을 스마트폰으로 듣게 되었다. 들어보니 어랍쇼, 아주 분명하게 잘 들렸다.


그래서 요즈음은 약 15분 정도 하는 신부님의 강론에서 이해가 안 되거나 못 듣는 부분을 집에서 다시 듣게 되었다. 어제는 강론 중에 어떤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성당에서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나는 신부님이 강조해서 하려는 말씀 가운데서 영감을 얻는 순수한 학생이 아닌 것 같다. 강론에서 강조하는 몸통에서 벗어나서 작은 가지에 집착하여 계속 꼬리를 물고 연상을 한다. 말씀 중에 다른 이상한 부분에 이끌리는 학생처럼 주제가 아닌 다른 먼산을 보는 것이다.


며칠 전 사막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는 부제일 뿐이다. 어떤 시각 장애인이 불굴의 정신으로 그만의 새로운 세상을 연 감동적 내용이 중심이다. 그러면서 칠레에 있는 아타카마 사막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귀를 기울였다. 나는 젊을 때는 잘 알려진 명소위주로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녔다면 근래에는 사막이 가장 가고 싶은 개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 여름에도 또 사막을 간다. 사막이야기란 블로그 글도 가끔 쓰고 있다.


참고로 말하면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등의 말의 어원은 각각 고대로부터 속한 지역말에서 유래되었는데 사막 또는 불모지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타크라마칸은 위구르 말로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가장 넓은 사막은 사하라이고 고비가 2번째이다. 어미에 사막을 다시 붙이면 역전앞처럼 된다.





source, unsplash


source, unspash


그런데 나는 말이 잘 안 들려 중국에 있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신부님이 착오로 말씀하신 것인가 잘못 알아들었다. 즉 타클라마칸과 아타카마를 착오한 것이다. 알지 못한 나의 착각이다. 아타카마는 내가 잘 모르는 사막 이름이다. 그리고 한참 후 새로운 아타카마 사막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사하라나 고비는 잘 알고 있지만 남미권에 있는 아타카마는 생소한 사막이다. 그런데 여기가 세계 3대 사막 중 하나라는 것이다.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상에 있는 가장 건조한 사막이라고 했다. 과거 수백 년 동안 비가 거의 안 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화성의 기후나 토질과 거의 흡사하여 우주인들의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곳이라 하였다. 대부분의 지형은 돌로 된 지형이 많고 용암의 분출로 기묘한 형상을 갖춘 이색지대도 많이 분포되었다. 일부 외계인 항성을 보여주는 영화에서 여러 번 촬영지로 선택을 받기도 했다. 차별성을 가진 사막이다. 부드러운 모래언덕이 아름답게 빛나는 고비나 사하라와는 조금 토양이 다르다. 현장의 사진 이미지를 보니 회색의 일반 사막 모래와는 달리 붉은색이나 노란색이 비치는 모래 언덕이 보여 각각의 환경에 따른 토양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다른 일부 사막에서는 청사막, 흑사막도 있다. 칠레는 와인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안데스 고원지대는 이처럼 다양한 광물질로 인해 독특한 토양을 갖고 있다. 일견 척박해 보이는 이런 개성 있는 토양에서 더욱 독특한 와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근에 사막 투어가 새로운 환경을 찾는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사하라 사막도 있고 고비사막, 타클라마칸 사막이 있는데 이런 곳에 새로운 관광객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의 나미비아나 알제리 지역에도 사막 투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이들은 기존의 여행객과는 조금 다른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편함을 일부러 피하는 사람들이다. 쉽게 말해 고생하러 돈을 들여 장기간 그곳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들이다.  현지인과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려는 사람들이다.


우연히 아프리카 정보를 구하다가 한 지역에 있는 사막 생활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세상의 어려움을 스스로 찾아서 고행을 하는 수도자처럼 그곳에서 힘든 생활을 하며 희열을 구가한다. 가장 먼저 세상과 절연하기 위하여 스마트폰은 아예 사용을 못한다.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사막의 환경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각자의 활동을 한다.


단체로 필라테스를 하기도 하고 명상과 트랙킹을 즐기기도 하며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상상 속에 침잠하는 경험을 한다. 한번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다음 해에도 가족과 친구를 데리고 다시 오기도 한다. 매년 그 수가 확대되어 새로운 사막 액티비티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세상 트렌드는 벌써 변하고 있다.


PS. Alas.  아타카마도 가 보고 싶은데 남미까지 그리 멀리 갈 자신이 없어진다. 가까운 고비나 클라마칸으로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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