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끄러운 고백)
성당에서 하는 지식공유 발표회가 며칠 전 있었다. 주제 발표자는 내가 하기로 되어 있었다. 성당 주보에도 공지사항으로 나갔다. 금년 여름 참기 어려운 더위 때문에 발표회를 잠정 중단했다가 가을이 되어 재개한 것이다. 주제는 무역의 역사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약 6개월 전에 했던 발표회의 후속 편이다. 발표회를 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있다. 과연 몇 명이 참석할 것인지이다. 여러 달을 쉬었다가 발표회가 있어 더욱 관심이 컸다.
우리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성당 또한 고령화의 터널에 진입했다. 문제는 청소년 층부터 신자수가 급격이 줄어든 것이다. 신자들 연령층의 대부분이 연세 지긋한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발표 시작 시간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입구 문쪽을 보면서 계속 더 기다려 보았다.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았다. 발표회를 할 수 없었다. 다소 부끄럽기도 했고 더 이상 발표회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발표회를 함께 하는 친구와 향후 대책을 협의해 보아야 할 듯했다.
발표회가 무산되어 집으로 돌아오는데 유사한 사례가 내게 생각났다. 과거에 어떤 가수가 밝힌 솔직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가수 초기시절 음악발표회 때 그가 겪었던 사연이다. 노래를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의 노래를 들으려고 오는 사람이 없었다. 당황하여 조금 기다렸는데 드디어 한 사람이 참석한 것이다. 참석을 한 관객도 역시 황당하여 그냥 가려고 했다.
그 가수는 관객에게 제발 가지 말라고 간청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을 위하여 장장 2시간에 걸쳐 땀을 흘리며 노래를 했다. 그 후 그는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많은 각고의 시절을 보냈다. 나중에 그는 위대한 가수가 되었다.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수만 명이 온 대형 무대의 가수가 되었다. 위대한 영광은 이처럼 무명의 시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나는 무관객과 같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스로에 대한 교만을 버려야 된다고 여겼다. 며칠 동안 골똘히 생각이 이어졌다. 반성의 시간이 되었다. 약 1년간 발표회를 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잘 났다고 하는 교만의식의 싹이 돋아나고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모임의 명칭이 ‘지식공유’라서 마치 큰 지식의 저수지에 유유히 헤엄치는 듯이 선발되었다는 잘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경기에서 계속 골을 넣는 유명 축구선수가 골을 넣은 후에 가지는 약간의 교만의식 세리머니 같은 것이다. 교만은 자칫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해물이 될 수도 있다. 동료들과 함께하여 이룬 공동의 승리를 혼자의 것 인양 착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발표회 원래의 취지는 모든 사람들이 보유한 경험, 지식, 연구, 노하우, 아이디어 등의 지적 호기심을 자기만의 것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자는 제법 그럿듯한 명분에서 시작을 했다. 일종의 재능기부이고 봉사고 나눔의 실천으로 보았다. 마치 유명해진 TED 와도 같은 의도의 출발이라 여겼다. 외부에서 발표를 해 주실 분을 구하기도 했지만 정작 발표 참여자가 쉽게 발굴되지 않았다.
성당 내에서 하는 모임이라 발표 주제자를 신자들 가운데에서 발굴하는 것인데 대부분 사양하여 이 또한 여의치 낳았다. 또한 발표회를 즐길 참여 관객도 더 이상의 확대가 되지도 않았다. 처음 20여 명 수준에서 점차 하락하는 단계까지 내려갔다. 2명이 번갈아 하는 발표회 진행에는 주제의 선정에서 언젠가는 바닥이 보일 수도 있었다. 시대는 때에 따라 항상 진화하고 변화한다. 그래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시도가 필요할 시기라 생각된다.
지금 가지 내가 발표했던 이야기의 주제는 대략 이러했다. 모든 발표 주제는 내가 과거부터 경험하거나 실제로 참여했던 직업과 사업 또는 근간에 연구했던 주제로 국한했다.
- 몽골 이야기
- 인도, 미래권력 이야기
- 무역 이야기(1,2)
- 빵 이야기 (1, 2)
- 항공상식 이야기
- 총과 화약 이야기
- 유목민, 칭기즈칸 이야기 (1,2)
- 정주문명과 유목문명 비교
- AI와 챗GPT 이야기
- AK-47 총기 이야기
- etc.
PS. 이 이야기를 AI에게 했더니, 조금의 위안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AI가 주는 실질적 수용 방안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황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1. 경험으로 삼기. 발표준비 과정이나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기회로 삼으세요. 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관객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2. 자기반성. 발표내용을 스스로 다시 점검해 보세요. 내용을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기회로 삼으세요. 다른 주제를 고려해 볼 필요도 있고요
3. 마음 가짐. 발표는 단순히 다른 이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외에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아무도 없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발표하는 것도 중요한 경험입니다
4. 미래에 대한 준비. 다음 발표 계획을 세우고 어찌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세요. 소셜 미디어나 친구나 지인들에게 미리 알려줄 수도 있지요
5. 긍정적인 시각 유지. 발표는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세요"
Thank you, AI 하하